상록캠퍼스 담아 가기, 담아 오기

흔히 서울대학교를 ‘관악’이라고 부른다.그것은 대부분의 단과대학이 관악캠퍼스에 있기 때문이다.관악캠퍼스에서 생활하는 서울대인들은 서울대학교를 쉽게 ‘관악’이라고 통칭한다.하지만 관악캠퍼스에서 생활하지 않는 서울대학교 학생에게도 ‘관악’은 ‘서울대학교’일까.

흔히 서울대학교를 ‘관악’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대부분의 단과대학이 관악캠퍼스에 있기 때문이다. 관악캠퍼스에서 생활하는 서울대인들은 서울대학교를 쉽게 ‘관악’이라고 통칭한다. 하지만 관악캠퍼스에서 생활하지 않는 서울대학교 학생에게도 ‘관악’은 ‘서울대학교’일까? 상록캠퍼스 이전,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975년 서울대학교 캠퍼스 종합화계획 이후 대부분의 단과대학이 현재의 관악캠퍼스에 모이게 되었지만 수의과대학와 농업생명과학대학은 수원(상록캠퍼스)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캠퍼스 분리로 인해 농생대와 다른 단과대학 사이의 상호교류가 어려웠고, 캠퍼스종합화계획 이후 상록캠퍼스에 교육환경시설투자가 중단되어 상록캠퍼스의 시설이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그리고 상록캠퍼스와 인접한 수원군사비행장에서 나는 소음과 진동으로 강의나 정밀실험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1987년부터 농생대 이전이 거론되었고 1996년에 농과대학 이전계획이 수도권정비위원회를 통과한 후, 두 차례의 이전후보지 변경 끝에 2000년에 관악캠퍼스에 신축건물이 착공되었다. 작년 11월 수의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해왔고, 올해 2학기에 농생대가 관악으로 이전하며, 올해 말까지 이전이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관악에 신축된 농업생명과학대학 건물은 제 3식당(공대식당) 근처 자연대 운동장 부지에 지하2층, 지상9층으로 강의실, 실험실, 후생복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농대 본부는 이번 관악캠퍼스로의 이전으로, 다른 단과대학과의 교류를 통한 농업과학의 발전, 관악캠퍼스에 있는 대학지원시설(도서관, 전산원, 문화관 등)의 사용, 교양과목 등의 수강기회 확장, 시설과 기자재의 현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무 것도 확정된 것 없는 자치 공간 문제 농생대 건물이 신축되긴 했지만, 그 건물의 공간배분은 아직 명확하게 나누어지지 않았다. 현재 각 학과별로 어느 층을 쓴다는 것 정도만 확정되어 있을 뿐, 과방이나 동아리방 등 학생들의 자치공간문제는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농생대 본부 역시 협의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을 뿐 미온적 자세로 일관해 학생들의 자치공간이 농생대 이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농생대 기초과정 학생들은 관악캠퍼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관악캠퍼스에 있는 농생대 과방은 92년에 농생대 학생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며, 사회대와 학생회관에 분포되어 있다. 동아리연합회에서는 농생대 신축 건물에서 자치공간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관에 있는 농생대 과방문제는 아직까지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신축건물에서 자치공간이 배정된다면 1학기 말 쯤 총학생회와 동연, 농생대 학생회가 만나 공간문제를 협의하는 테이블이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숙사 배정의 불합리함 상록캠퍼스 기숙사인 상록사는 남학생 기숙사인 상록관과 여학생 기숙사인 녹원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5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살고 있다. 농생대 이전으로 인해서 올해 1학기부터 식당은 운영되지 않고 있고, 2학기 셔틀버스의 운행도 불명확하기 때문에 기숙사 신청인원이 줄어들어 2학기에는 기숙사 전체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상록사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200명 이상의 학생이 신청하지 않는다면 폐쇄할 수밖에 없다. 관악사에서는 1학기에 선발한 이후 입사대기자가 일년 동안 대기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규정이 바뀌어 2학기 전에 새로이 입사 대기자를 뽑는다고 한다. 농생대 이전으로 인해 기숙사를 증축하거나 농생대 학생에게 우선권을 줄 계획은 없지만, 2학기에 새로 입사 대기자를 뽑을 때 농생대 학생들의 지원을 같이 받겠다고 한다. 하지만 입사 대기자의 순번에서 농생대 학생들이 우선권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상록사에서는 신청인원에 비해 기숙사 수용인원이 그리 부족하지 않아 신청자의 대부분이 들어갈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수용인원에 비해 신청자가 월등히 많은 관악사에서 농생대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전 후 상록캠퍼스는? 서울대학교는 관악캠퍼스 신축비용으로 사용된 국고 1천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그래서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수원역과 매우 가까운 상록캠퍼스가 아파트 단지나 공장 부지로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에서는 정조대왕 시절부터 농업의 중심지였던 농생대 부지의 역사성을 생각해서 다른 용도로 전유하는 것보다는 농업과 관련된 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한다. 상록캠퍼스 주변 지역주민들도 교육기관이지만 주민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했던 상록캠퍼스의 녹지훼손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과 주민들은 상록캠퍼스 주변의 상권보호를 위해 관공서나 대학 등이 다시 농생대 부지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생대 부지문제는 이전이 결정된 이후 계속 문제가 되어 왔지만, 이전이 완료되는 올해 말에나 거취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록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거취도 문제가 되고 있다. 농생대 본부는 기본적으로 농생대 이전과 함께 직원들도 관악캠퍼스로 옮겨온다고 말하지만, 모두가 온다기 보다는 개인의 의사에 따라서 같이 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식의 느슨한 반응이다. 상록캠퍼스를 떠나며 농생대 학생들은 대부분 관악으로의 이전에 대해 반가워하면서도 문제점들을 말하고 있다. 농생대의 한 학우는 “분석 실험이나 다른 실험을 하기에는 관악에 실험실도 더 많으니 실험 기자재도 좀 더 좋은 걸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공 배정 후 올해부터 수원에서 수업을 받는 02학번 는 “전공 배정을 받은 후 관악과 상록을 오가면서 수업을 받느라 불편했었는데 수업 받기가 좀 편해질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학우는 “전에 상록사 신청하면 거의 다 들어가는 수준이었는데 관악에서는 어찌 될지. 안 그래도 기숙사 인원이 적을 텐데.. 사는 게 걱정이 된다. 또 과방공간이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준다고는 했지만 밥 먹을 때 복잡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상록캠퍼스에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관악으로 옮긴다니 섭섭하다”라고 말하는 학우도 있었다. 올해 농생대 학생회에서는 농생대 이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올해 학생회 사업의 중요한 줄기로 잡고 있다고 한다. 4월 18일의 농생대 해오름제와 함께 농생대 이전 ‘이사이사’ 기획단을 꾸렸고, 기획단에서 한 해 동안 농생대 이전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이전하기 전에 상록캠퍼스의 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을 담아가기 위해 농생대 학우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홈커밍데이라든가, 상록에서의 마지막 대동제인 봄 대동제 때 ‘상록 담아 가기’라는 이름으로 이전에 대한 문제들을 알려내고 풀어낼 계획이라고 한다. 문화를 옮겨오기, 마음을 옮겨오기 농생대 이전이 2학기로 예정되면서 매우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 파급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논의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농생대 본부 또한 관악으로의 이전이 급선무라 학생들의 생활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 관악캠퍼스로 옮겨오는 것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에 따르는 문제들이나 학생들의 생활에 좀 더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관악캠퍼스에 건물이 몇 개 더 늘어나고, 학생들이 늘어난다고 해서 상록캠퍼스의 이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상록캠퍼스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인식, 문화를 관악캠퍼스에서 담아내는 일도 중요하다. 상록캠퍼스에서 농생대를 담아 ‘가는’ 일, 관악캠퍼스에서 상록캠퍼스를 담아 ‘오는’ 일 모두 중요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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