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한반도를 스포츠 열기 속에 몰아넣었던 아테네 올림픽이 한달 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이 유난히도 특별했던 강사랑 씨. 아테네에 성화가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photo1지난 4월, 강사랑 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올림픽 성화봉송 프리랜서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별다른 생각 없이 지원했다. 그저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급하게 자기 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했는데, 덜컥 합격을 해버렸다. 왜 자신이 선발되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강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마 인성면접에서 점수를 잘 받은 것 같아요. 한 달간의 빡빡한 스케쥴을 견뎌야 했던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올림픽 성화봉송 프리랜서는 여기저기를 이동하며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강씨는 아프리카에서 4321M 높이의 산을 탄 경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사랑 씨가 했던 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성화봉송을 위해 각 나라를 이동하는 사람들의 비자와 예방접종을 담당하는 일이었다. 성화가 봉송되는 26개국 중 한국인으로서 비자가 필요한 나라는 모두 8개 국가. 강씨는 이들 나라의 비자수속을 도와주는 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예방접종이 필요한 나라를 지날 때에는 성화봉송단과 Assistant들의 예방접종을 담당하기도 했다. 둘째는 한국 측 성화봉송단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26개국에는 각각 성화봉송을 이어받는 한국 측 성화봉송 주자들이 있었고, 강씨는 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성화를 봉송할 수 있도록 성화 잡는 방법, 성화 옮기는 방법 등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강사랑 씨는 한달 여의 활동기간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보통 하루의 일과는 8, 9시가 되어야 끝나요. 다음날은 다음 국가로 이동하기 위해 5시에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3시에는 일어나야 해요. 그나마 근처 국가로 이동하게 되면 그 정도인데, 간혹 거리가 먼 곳으로 이동할 시에는 아예 잠을 자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생활 리듬이 매일 변하다보니 몸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얻은 것이 많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거의 모두 가본 것이 그 중의 하나이다. 올림픽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주요 도시 내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곳들은 다 가보았다. 서울에서 잠실 올림픽 경기장, 서울시청, 남대문 등을 거쳐간 것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의 루트도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강씨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으로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을 꼽았다. “붉은 광장의 왼편에 대성당이 하나 있었어요. 어찌나 웅장하고 멋있던지…” 드넓은 들판과 해안가 풍경이 일품이었던 남아공의 케이프타운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달 간의 힘든 활동 끝에 또 하나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자부심이다.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을 나는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죠. 세계 축전인 올림픽과 관련된 일을 했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껴져요.” 아테네에 성화가 피어오를 때에는 큰 일을 해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에게 그런 일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참여할 것이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강씨.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성취감 뒤에 오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올림픽의 불을 밝히다
다시 한번 한반도를 스포츠 열기 속에 몰아넣었던 아테네 올림픽이 한달 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이번 올림픽이 유난히도 특별했던 강사랑 씨.아테네에 성화가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다.photo1지난 4월, 강사랑 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올림픽 성화봉송 프리랜서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별다른 생각 없이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