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농활동안 자연대의 한 단위와 예산군의 한 마을 사이에서 농산물 전자상거래를 통한 연대활동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농활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농활의 보안책으로서 논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6.15 기념탑 발대식이 있던 날,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예산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농민회분들을 만나 보았다. 행사정리가 끝나고 기념탑 옆에 앉아 농민회분은 “말만 들어서는 운동이라는 것이 아무리 자주 접한다 하더라도 현실직시가 쉽지 않아.”라고 현재의 농활에 대해 말했다. 정말 열심히 땀흘린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가난과 한숨뿐이라는 절박함을 9박 10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들었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농민들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간업체들의 유통마진 문제나 소비자들의 선호도의 변동 등 시장의 불안정성과 불합리한 점들을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그냥 ‘힘드시구나’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농학연대의 단절성을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서 이 농민분이 학생들에게 제시한 것이 농산물 전자상거래 사업이다. 새로운 대안 – 전자상거래 농산물 유통에 있어 전자상거래는 직거래의 일종으로 농업인이나 생산자 단체 등이 쇼핑몰을 직접 온라인에 개설,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를 최초로 실시한 사람은 토종 홍화씨를 재배하는 농업인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연간 30-40%의 매출액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상황버섯을 재배하는 다른 농업인은 전자직거래를 통해 소비자 판매가격을 1/3로 떨어뜨려 판매량이 월 두배로 증가하는 등 농업분야에서도 전자상거래는 획기적인 신유통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산물 거래가 가능한 품목은 표준화, 등급화가 잘 되어 있는 품목이 주를 이룬다. 현재 농산물 쇼핑몰은 대규모 종합쇼핑몰, 농산물 전문쇼핑몰, 농업인이 개설한 사이트가 있으며 현재 약 130여개의 농산물 사이트가 개설되어있다. 적지 않은 숫자가 말해주듯 전자상거래는 농산물 분야에 있어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판매 시스템으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만한 사업방식이다. 우선적으로 거론된 초기 사업의 수준은 반 학생회-마을간 사업정도이며, 수요자는 학내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규모의 사업만으로 시작된다면 적지 않은 난관들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사업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실제적 수요와 공급의 양이 맞아떨어지기가 힘들게 된다. 왜냐하면 반 학생회 차원에서의 마케팅이 어디까지 효력이 미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때문이다. 또한 대체로 자취하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게 될 경우 소량 구입 형태에서 공급이 원활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연대로서 이 사업이 지속되는 데 3년 만에 마을을 바꾸는 현 농활의 특성, 반 학생회 사업의 한계성이라는 벽을 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사업이 초기사업으로서 단대 학생회-예산군간의 사업으로 확장될 경우, 그리고 수요자들을 관악구민 정도로 확장한다면 위에서 지적했던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문제점들은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농산물 전자상거래 사업을 이 수준에서 이야기하려 한다. 현실적 소비시장을 관악구로 확대해야 가능성이 있어 전자상거래 사업의 대략적인 계획과 각 구성원들의 역할을 살펴보면, 이 사업의 두 개의 축은 단연 학생과 농민이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농민들은 각자의 마을에서 농산품을 선정하고 가격을 책정하며, 학생들은 웹 상에서 관리하고 홍보를 하는 구조이다. 컴퓨터를 다루는데 능숙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본적으로 홈페이지 제작과 등록이 있다. 그리고 학생들은 농산품의 유통정보 수집, 상품에 대한 정보 획득과 관리를 위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 인터넷을 통한 상품 홍보 등 기능적인 측면의 역할을 많이 담당하게 된다. 여기서 학내언론매체의 협력이 있다면 홍보 면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학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대학신문의 경우에 정기적으로 이 전자상거래 사업에 대한 정보를 실어 준다면 생각했던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농촌에서 농민들은 농산품의 생산과정과 생산정도, 가능한 공급정도, 각 상품의 특성과 품질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운송업체와의 계약 등 생산, 배송에 직접 관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이 사업이 계획처럼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학생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반면에 학생이기 때문에 한계를 지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대 학생회는 해마다 선거를 통해 집행부가 바뀌는 관계로 학생회의 특성도 그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한계성을 지닌다. 이 사업을 이번 학생회에서 기획했다 하더라도 다음 해에 다른 선본에서 학생회를 운영하게 될 경우 사업의 지속성은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학생회 내에서 전자상거래를 담당하는 부서를 새로 만들고 부원을 모집하는 등의 체계가 안정적으로 갖춰진다면 장기적으로 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회 사업이 그렇듯이 소수의 학생만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이 사업의 한계점이다. 물론 플랜카드를 건 다거나 포스터를 붙이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주기적인 행사의 경우에는 좀 더 많은 인원이 동원되겠지만, 홈페이지 관리나 정보 수집을 위한 인원은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정보업데이트와 매일 반복적 관리운영이 필수적인데, 학생회라는 그룹에서 정기적인 관리를 위한 인력을 공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회 측 인력 운용이 성패의 관건 지금은 논의단계지만 농학연대의 일환으로서 이 사업이 시행된다면 과연 어떤 성과가 있을 수 있을까? 우선 현 농학연대의 보안책인 만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항들을 해결하는데는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 해의 행사로서만 국한되어 서로간의 요구도 답도 없던 농학연대가 아닌 지속적인 연대로서 상호간의 정보공유가 될 수 있는 하나의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정보공유는 일정 주기로 만나 다시 익숙해져야 하는 부담을 없애고 커뮤니티를 통해 언제든지 대화하고 논의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공간을 열어주게 된다. 두 번째로 이 사업이 좀 더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지속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면, 지금 농민들에게 짐을 주고 있는 농산물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유통경로를 단축함으로써 도매점, 소매점 등의 중간업체들의 유통마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생산자는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소비자는 빠른 유통정보를 통해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덧붙여 현실적으로 농민들에게 큰 부분일 수 있는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도 예상된다. 이 사업을 통해 나오는 수익금은 농학연대의 발전기금이라는 명목 하에 쓰이게 된다. 즉 홈페이지 관리나 홍보를 위한 비용과 학생회의 발전기금, 농민회의 발전기금으로 나뉘어 쓰이게 된다. 전자상거래가 주유소나 우리 영농조합과 같은 농민회의 경제사업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농민운동의 기금마련이라는 경제적 지원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농산물 전자상거래 사업은 여러 한계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 관리의 지속성, 품질의 신뢰성, 상품의 다양성이 장기적으로 보장된다면 그래서 하나의 안정적인 틀로서 작용하게 된다면, 학생-농민간 연대의 끈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치부 특집> 농민-학생 새로운 연대
이번 여름농활동안 자연대의 한 단위와 예산군의 한 마을 사이에서 농산물 전자상거래를 통한 연대활동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농활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농활의 보안책으로서 논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얼마 전 6.15 기념탑 발대식이 있던 날,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예산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농민회분들을 만나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