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도 찾을 수 없는 무한지식을 갈구한다면 프랑스 문화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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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적인 느낌의 프랑스 문화원 입구 |
서울에 위치한 대부분의 문화원은 각국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프랑스 문화원등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 문화원들은 한국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자국의 책과 영상자료를 구비해놓고,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를 주최/후원한다. 거기다 자국의 언어강의와 유학 상담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문화원들은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먼저 프랑스 문화원을 찾아봤다. 서울역 근처 빌딩의 빌딩숲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18층 꼭대기에 프랑스 문화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언뜻언뜻 프랑스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겁먹지 말자. 프랑스어를 하나도 몰라도 문화원 이용은 가능하니까. 한쪽엔 ‘카페 드 프랑스’라는 카페가 있다. 까페에서는 음료와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곳에서는 때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프랑스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반대편은 바로 프랑스 문화원이 자랑하는 미디어 도서관이다. 이 곳 프랑스 문화원은 역사가 오래됐다. 1960년대 종로구 사간동에 처음 지어진 프랑스 문화원은 처음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프랑스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서의 성격이 더 강했다. 박찬욱 감독, 영화배우 최민식 등이 주로 이용했다는 ‘시네클럽’은 2001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로 옮겨가 매주 화요일에 프랑스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프랑스’로 바뀌게 됐다. 바로 이 시네프랑스가 프랑스 문화원에 의해 운영되는데 여기에서 2달마다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지난 7,8월의 주제는 프랑수아 트뤼포라는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었다.) 이런 역사덕분인지 현재에도 프랑스 문화원에는 1,500여점의 CD, DVD등의 영상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그 중에는 프랑스 영화, 다큐멘터리도 있지만 프랑스로 수출된 홍상수, 김기덕,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도 있다. 이것들은 프랑스에서 출시된 DVD를 다시 한국으로 수입한 것인데 자막으로 프랑스어가 지원된다. 아쉽게도 이러한 영상물을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이용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책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도서관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가도 상관이 없다. 책은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프랑스의 신간서적에서부터 한국에서 출판된 프랑스 책, 프랑스 일간지/잡지까지 다양하다. 특히 어린이용 도서관에는 우리가 잘 아는 아스테릭스, 탱탱의 모험과 같은 만화책도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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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원형의 느낌을 잘 살려놓은 아프리카 쇼나조각 |
이러한 소장 자료 이외에도 프랑스 문화원에서는 도서클럽과 샹송클럽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무료로! 도서클럽은 매주 리베라시옹과 같은 프랑스어 텍스트를 읽고 불어로 토론하는 것으로 중급 정도의 프랑스어 실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샹송클럽에서는 꼭 프랑스어를 잘 할 필요는 없다. 1983년 1월부터 시작되어 그 역사만 20년이 넘는 이 클럽은 프랑스 문화원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동호회처럼 운영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문화원 밖의 전시회장, 공연장에서 문화원이 후원, 주최하는 공연들도 이뤄지고 있다. 뭐든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법이다. 노래와 춤, 아프리카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아프리카문화원으로photo7 아프리카 문화원은 가는 데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까지의 거리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서울에서 포천까지는 그래도 반나절은 잡고 가야 여유롭게 갔다 올 수 있다. 갑갑한 서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굳이 아프리카 문화를 들먹거리지 않고서라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아프리카 문화원을 통해 우리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완전히 깨어지길 원한다면 오산이다. 이곳은 우리가 아프리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 이를테면 얼룩말, 코끼리 등의 초원동물, 부시맨, 부족생활을 한껏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문화원에서는 이런 전통적인 전시품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부족의 춤 공연에서 현대의 아프리카 조각, 회화까지 아프리카 문화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현대 조각 미술에 영감의 원천을 제공했던 쇼나조각(돌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정과 망치 등 전통적인 도구만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들고 있어서 서구의 조각과는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 제3세계미술)과 같은 현대 미술 작품들은 아프리카 문화원에서 특히 많이 전시되고 있다. 아프리카 문화원은 2006년 6월에 개장한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문화원이다. 2000년 부지를 확보한 이후 약 5년간 아프리카 곳곳을 다니며 150여개의 부족에서 수집한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생활용품, 예술작품들은 ‘미개한 아프리카’라는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 거대한 통나무를 이용한 다양한 목조조각들은 결코 서구에 뒤지지 않는 아프리카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태민규 아프리카 문화원 실장은 우리나라에 아프리카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어 수집과 전시를 위해 따로 공부를 해야 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문화원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것은 바로 하루에 3번 열리는 아프리카 토속 춤 공연이다. 코트디부와르에서 온 아닌카(AANINKA) 공연단의 공연을 통해 텔레비전에서 주로 보았던 아프리카 부족의 전통 춤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자연 속의 휴식과 더불어 중남미 문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중남미문화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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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수집한 이의 손 |
문화원이 딱딱한 지식만을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빡빡한 전공공부와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에도 문화원을 찾아보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중남미 문화원은 미술관, 박물관, 야외 조각공원으로 이루어진 문화공간이다. 대부분의 문화원이 자국의 홍보를 위해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중남미 문화원은 순수하게 한국인에 의해 운영되는 곳이다. 이복형 문화원 원장은 지난 30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일한 외교관으로 1993년 멕시코 대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후 부인 홍갑표 여사와 함께 중남미 문화원을 일구는데 노력해왔다. 야외에 설치된 조그만 화분 하나까지도 이들의 손때를 탄 수집품들이다. 문화원 내 식당에서는 중남미 지역의 전통 음식인 빠에야와 타코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