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캠퍼스의 어제와 오늘

어느덧 서울대학교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해온 지 30년에 접어들었다.30여 년에 걸친 세월동안 관악캠퍼스는 빠른 속도로 팽창했고,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느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공간을 구성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관악산의 경관을 해치는 건물들의 신축으로 인해 서울시 당국,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이런 저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여전히 관악캠퍼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어느덧 서울대학교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해온 지 30년에 접어들었다. 30여 년에 걸친 세월동안 관악캠퍼스는 빠른 속도로 팽창했고,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느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공간을 구성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관악산의 경관을 해치는 건물들의 신축으로 인해 서울시 당국,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저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여전히 관악캠퍼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1975년부터 2005년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로 이전한지,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1960년대 초부터 계획된 서울대 종합화 계획은 1970년 4월 ‘서울대학교 설치령’이 제정되어 추진기구로 건설 본부가 신설된 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종합화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캠퍼스와 행정의 종합화였다. 캠퍼스의 종합화란 서울시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서울대학교의 각 단과대학들을 의대를 중심으로 한 혜화동 캠퍼스, 농대를 중심으로 한 수원 캠퍼스, 그리고 그 외의 단과대학들이 모인 관악 캠퍼스로 삼원화 시키는 계획이었다. 그래서 72년 착공식을 시작으로 공사가 시작되어 75년 3월 1일에 이 곳 관악캠퍼스로 약학대학, 미술대학, 음악대학, 공과대학을 제외한 대학 건물들이 이전하였고 79년이 되면서 오늘날 관악캠퍼스의 대강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3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200여 동에 이르는 건물들이 차례로 세워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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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악캠퍼스 이전 계획은 시작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넓은 곳에 복잡한 시설을 종합화한 설계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전문 설계사들에게 의뢰하여 설계안을 받은 것이 지금의 관악캠퍼스의 뼈대(중앙도서관, 본부, 학생회관을 중앙에 두고 그 왼쪽은 인문사회예술계 / 오른쪽은 자연계)가 되었다. (72년도 도면 자료로 제시) 하지만 당시의 건축계획은 관악캠퍼스의 규모가 현재와 같이 불어나게 되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하고 수립되었던 것이기에 관악산 난개발, 건물 간 부조화 등의 문제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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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캠퍼스는 아직도 공사 중

지금도 서울대는 공사 중이다. 정문 옆의 미술관, 사범대 옆의 교육정보관, 공대 옆의 대학원 교육연구동 등등 관악 캠퍼스 이 곳 저 곳에서 건물이 신축되고 있다. 관악캠퍼스의 건물들이 세워지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외부 기업의 의뢰를 받거나 국고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외부 기업으로부터 건물의 ‘기부제안’이 들어오면 기획실과 관련기관에서 ‘검토’하고 간부회의와 기획위원회의 ‘심의’과정을 거치면 총장과 기부자의 협정 체결이 이루어지고 건축에 들어가게 된다. 경영대 식당인 동원관, CJ의 기부로 지어진 언어교육원, 포스코의 기부로 지어진 체육관과 지금 건축 중인 미술관 등이 이에 속한다. 후자의 경우는 현재 1999년 이래로 시작된 BK21사업으로 지원받은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 관련 건물들의 대부분이 바로 이 BK21사업의 일환이다. 이는 앞으로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볼 수 있다. BK21사업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시설인프라가 1,2,3단계에 걸쳐 구축될 예정인데, 지금은 제 2단계가 진행 중이다. 본래 계획은 1999년부터 2005년 까지 연간 500억원을 지원받기로 되어 있었지만, 현재까지 지원받은 금액은 1550억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뒤죽박죽 관악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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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캠퍼스의 현재 공간 구성은 이질적인 건물들이 뒤섞여 통일감이나 안정성과는 거리가 먼 상태이다. 인문대 옆에 신축된 교수 연구센터, 현대적 감각을 자랑하는 포스코 체육관 등 각각의 건물들만 띄어 놓고 봤을 때는 훌륭하지 몰라도 그것을 모아놓은 캠퍼스 전체의 모습은 조화롭지 못하다. 김진균 교수(건축학과)는 “건물을 지을 때는 무엇보다 ‘관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기? 색? 형태에서 건물간의 관계,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 등등 모든 것들이 한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이질적인 요소가 많은 공간일지 몰라도, 관악 캠퍼스 최초 도면에는 관악캠퍼스에 대한 ‘컨셉(아이디어)’이 확실하게 들어 있었다. 70년대 후반만 해도 이러한 처음의 마스터플랜이 잘 반영되었다. 그 당시 관악 캠퍼스는 차가 캠퍼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은 걸어서 내부에 들어오게 하는 ‘보행자’ 위주의, 차와 사람이 분리된 공간이었으며, 단조로울지는 몰라도 각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10여년 동안 처음 관악에 온 인원에서 두 배 가까이 되는 인원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따라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게 되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차원의 캠퍼스개발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급하게 짓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관악 캠퍼스는 지금과 같은 ‘난개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계획은 있었지만.. 급속하게 진행되는 관악캠퍼스의 공간 팽창 속에서 대학 당국이 문제의식을 전혀 가지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대응하는 일종의 장기계획, 마스터플랜은 항상 있어 왔다. ‘서울대학교 종합화 10개년 계획’(1968~1977), ‘서울대학교 발전장기계획 캠퍼스부문 계획’(1987~2001) 등의 종합계획은 있었으나 잘 실행되지 않은 결과, 지금과 같은 공간 구성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지속적 유지관리와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관리 기구가 부재했고, 건축 심의 및 인준 과정이 대학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실행할 여건과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크게 증가한 건물의 수요를 만족시키려다 보니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하지만 건물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입학정원도 줄여가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급하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역사가 오래된 해외 대학에서는 캠퍼스 설계와 건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때 그 때의 순간적 필요와 상황에 맞게 건물을 짓는 것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현재의 필요 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필요까지 고려하는 발전계획과 철학을 고려한 캠퍼스 계획을 지향하는 추세이다. 서울대의 경우, 2001년도에 ‘관악캠퍼스 캠퍼스 부문 장기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에 걸쳐 진행될 관악캠퍼스 공간 구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마스터플랜에서는 추진과제를 합리적으로 수행하는 동시에, 기존 캠퍼스 공간 구조의 내실화 및 캠퍼스 이용의 합리화를 기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5년 앞만 내다본다는 것은 ‘장기’가 아닌 ‘단기’에 가깝다. 물론 기술이나 사회 환경, 혹은 교육환경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만큼 몇 십 년 이상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리적인 환경은 단기적으로 자주 변화할지라도 정신적인, 대학의 역사성이라든지 미래까지 끌고 나가야 할 기본 컨셉을 세우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다. 지난 10년, 20년 동안은 실제 공간의 수요 충족에 중점을 뒀다면 질적인 차원의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최재필 기획부실장은 말했다. 리모델링을 통해서든지 아니면 강의실에 에어콘을 놓는다든지 공간 내부의 질적인 측면을 높이며 양적인 팽창은 최대한 지양할 계획이다. 또한 건축공간뿐만 아니라 옥외공간의 질도 고려할 것이라 밝혔다.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이제까지 늘어난 인원에 맞는 교육 인프라를 충족시키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면 이제는 숨을 고르고 10년, 20년, 100년 후의 관악캠퍼스의 모습을 그려보며 미래를 차근차근히 준비해야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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