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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속작은학교’ 학교를 벗어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다
[독자퀴즈]

‘도시속작은학교’ 학교를 벗어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대다수가 ‘입시’라는 관문을 거치게 된다.공교육과 사교육에서는 ‘대학 진학’이 제1의 목표다.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는 수험생들에게 수능까지 며칠이 남았는지 세어가며 학생들을 압박한다.학생들은 그에 맞춰 긴장과 입시공부의 연속인 시간을 보낸다.이러한 풍경이 ‘한 때의 고생’으로 생각되는 현 사회에서 입시 외의 다른 길을 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대다수가 ‘입시’라는 관문을 거치게 된다. 공교육과 사교육에서는 ‘대학 진학’이 제1의 목표다.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는 수험생들에게 수능까지 며칠이 남았는지 세어가며 학생들을 압박한다. 학생들은 그에 맞춰 긴장과 입시공부의 연속인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풍경이 ‘한 때의 고생’으로 생각되는 현 사회에서 입시 외의 다른 길을 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여기 입시가 아닌 새로운 창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학생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학교, 바로 ‘도시속작은학교’이다.학교를 떠난 아이들에게 기회를 1999년 IMF로 인해 공공 근로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중도 탈락 청소년들을 위한 ‘희망의 길 찾기’ 사업이 추진됐다. 청소년 학과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정규 교육과정에서 중도 탈락한 학생들과 직접 연락했다. 그리고 개별 상담을 하면서 직업교육에서 기초학력과정까지의 교육까지 이뤄졌다. 6개월간의 단기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중도 탈락한 학생들이 더 이상 머무를 곳이 없어졌다. 내부에서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대안학교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많은 이들의 노력 끝에 ‘도시속작은학교’가 설립됐다. ‘도시속작은학교’는 탈 대안학교인 ‘열음’과 위탁형 대안학교 ‘이음’으로 이뤄진다. 탈 대안학교인 ‘열음’을 통해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장을 받는다. 반면인 ‘이음’에서는 학생들의 소속학교에서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다. 대신 ‘이음’의 경우 위탁형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하는 교과목과 시수를 이수해야한다. 전상희 씨는 “하지만 수업은 아이들에게 맞춰서 진행되기 때문에 별 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며 “오히려 강사 수급이 힘들다. 보통 교육의 경우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서 인력난을 겪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흡한 홍보, 새로운 길을 찾기 어려운 학생들그렇다면 학생들이 대안학교에 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전 씨는 “학생들이 처음부터 대안학교를 선택해서 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대안학교에 찾아온 이유는 공부가 하기 싫고, 선생님도 마음에 안들고 교칙이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찾아오게 되는 근본적 이유는 정규 학교의 정해진 틀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전 씨는 “학생들이 각자 학습을 따라가는 속도가 다르다. 아무래도 정규 학교에서는 진도를 중간 정도로 설정해서 나가다보니 자연히 못 따라가는 학생들이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 못해 흥미가 떨어지면서 학교가 싫어질 수 있다는 것. 대안학교에 아이들이 찾아오는 것도 쉽지 않다. 위탁형 대안학교의 경우는 비교적 연결이 쉽지만, 중도 탈락한 아이들은 대안학교가 있다는 것을 잘 몰라서 오랜 시간 방황하기도 한다. “그 기간 동안 아이들이 혼자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며 전 씨는 안타까워했다.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상처입은 학생들이 그 상처를 치유하고 당당하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겠다는 목표를 가진 만큼, ‘도시속작은학교’는 학생들의 적응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수업 위주로 진행된다. ‘이음’의 경우 보통 교과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및 도덕을 배우고 대안 교과로 대인 관계, 진로 탐색, 봉사활동, 영상, 연극, 보컬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 이와 유사하게 ‘열음’에서는 도덕을 제외한 기초교육을 받은 뒤 봉사와 요리, 영상, 난타, 대인관계와 같은 활동을 한다.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것은 좋지만, 학생들이 그 이후에 어떻게 인생을 꾸려나갈지를 몰라 고민하기도 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갖는 의문은 부딪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전 씨는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도시속작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할지’에 중점을 두고 배우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발표회나 공연 등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운다. 또한 학생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지리산 도보 여행 등의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간의 단합을 높인다. 단순한 직업이 아닌 열정가진 교사 필요 전상희 씨는 ‘도시속작은학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이 ‘재정’과 ‘교사’라고 꼽았다. 대안학교의 경우 특성화나 학력 인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운영이 후원금이나 외부 펀딩, 학생들의 수업료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수업료를 못내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도시속작은학교’는 서대문구 청소년수련관 내에 학교가 있어서 운영 면에서는 좋은 환경”이라며 전 씨는 공공시설을 이용한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작은 학교일수록 교사들에 의해 학교의 성과가 달라지는 만큼 교사의 중요성이 크다. 전 씨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열정을 가진 선생님이 많았다. 이제는 직업적 선택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안학교가 단순히 직장의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여겨져야 함을 부각했다. 전 씨는 “대안학교는 살림부터 맡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일과 개인사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며 단순히 대안학교 교사에 대한 단순한 동경으로 교사가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다양한 교수법과 교육 철학 실현의 장이 될 수 있는 곳 전 씨는 “대안학교에서는 자신의 교육철학을 뚜렷이 갖고 임해야 한다”며 대안학교가 다양한 교육방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강조 했다. “공교육에서는 단지 한가지의 교수법으로만 수업이 이뤄지는데 실제로는 다양한 교수법이 존재한다”며 대안학교가 각 아이들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단 대안학교가 개인의 명성을 위해 운영되는 경우를 변질이라고 볼 수 있다며 몇 학교에 대하여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전 씨는 현 정권에서 시행하는 지원금 정책에 대해서 비판했다. 대안학교가 서로 다른 교육철학으로 이뤄지는 만큼 기준을 정해서 지원금을 주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 씨는 “지원금이 어떠한 기준으로 정해져 있는지 아무도 잘 모른다”며 “기준으로 학생 수, 재무능력, 교사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 수 등이 있다. 이러한 기준만으로 작은 규모의 학교들이 어떤 철학을 갖고 내실있게 운영됐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냐”고 부정적으로 봤다. ‘특별한’ 곳이 아닌 또다른 학습공간일 뿐 전 씨는 앞으로 다양하고 내실 있는, 작은 학교들이 많이 설립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랐다. 또한 탈학교 학생들이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원금은 학교 밖 아이들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대안학교에 대해서 문제아가 가는 곳에서 최근에는 의식 있는 아이들이 가는 특수한 공간으로까지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했다. “대안학교는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그저 남들과는 다른 학생들이 와서 배우는 곳”이라며 “사회에서 ‘특이한’ 학교가 아닌 그저 또다른 학습공간으로 인식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앞으로 인식 변화가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우리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도와주는 ‘도시속작은학교’, 그곳이야말로 어쩌면 앞으로 학교가 학생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줘야할지를 제시하는 곳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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