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울려 퍼지는 친환경 하모니

최근 국내 대학가에 친환경 캠퍼스 바람이 불고 있다.국내 53개 대학이 참가하고 있는 ‘한국 그린 캠퍼스 협의회’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저탄소 녹색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지난 1월에는 가톨릭대가 부천시의 협조를 얻어 가톨릭대-역곡역 구간에 가로숲길 조성 사업을 추진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강원대, 인제대 등 여러 대학의 그린 캠퍼스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 친환경 캠퍼스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53개 대학이 참가하고 있는 ‘한국 그린 캠퍼스 협의회’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저탄소 녹색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가톨릭대가 부천시의 협조를 얻어 가톨릭대-역곡역 구간에 가로숲길 조성 사업을 추진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강원대, 인제대 등 여러 대학의 그린 캠퍼스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사회적 바람은 서울대 캠퍼스에도 불어왔다. 본부 차원의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 사업뿐만 아니라 최근 총학생회에서도 친환경 캠퍼스에 관심을 가지고 ‘생태 문화국’을 신설하는 등 친환경 캠퍼스로 이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서울대학교가 꿈꾸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서울대학교는 2008년부터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를 구축할 것을 선언했다. 이는 서울대학교가 국립대로서 갖는 사회적 책무와 학내의 친환경 캠퍼스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여 시행되는 사업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본부와 서울대 내 아시아 에너지 환경 지속가능 발전 연구소(AIEES)에서는 환경·경제·사회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기업, 대학, 연구 기관과 지역 사회의 협력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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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한 서울대학교의 발전 계획 ⒸAIEES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활동은 크게 환경, 사회, 교육, 운영 체제 구축으로 나뉜다. 그 중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활동’은 온실가스, 에너지, 물, 교통, 폐기물, 생물 다양성 등을 주제로 전개된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 학내의 온실 가스 배출량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 꾸준한 홍보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내의 수자원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2003년부터 빗물 이용 시설을 도입해 대학원 기숙사, 대학원 연구동, 종합 교육 연구단지 등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농업생명과학대학, 대학원 기숙사, 교육 정보관 등에서 중수도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학내 차량을 전기 차량, 수소 연료 전지 차량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폐기물 배출 저감 활동을 통해 재활용률을 높이고 소각률과 매립률을 각각 19%, 1%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자하연 연못 정원, 공대 폭포, 버들골 상류 인공저수댐에 수생식물 생태원을 조성하고 자연친화적인 수목원과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여 관악산과 도림천을 보전하는 활동 또한 펼치고 있다.AIEES 연구원 김우주 씨는 “서울대학교는 환경 경영 시스템인 ISO14001를 획득해 국내 타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활동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09년 5월 획득한 환경 경영 시스템 ISO14001은 환경 방침의 실행과 환경 관리에 활용되는 조직 경영 시스템의 하나이다. 서울대학교는 이 시스템의 획득과 함께 환경 보전 활동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학내 환경 업무 활동을 표준화하게 된다. 또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학교를 구축 및 유지해야 하며 환경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이는 학내 환경 사업을 내실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우주 연구원은 “학내 실무 책임자 및 녹색 생활 담당자를 선정하고 재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학내 전반을 포괄하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친환경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친환경 캠퍼스대표적인 학생 환경 운동 단체인 ‘씨알’과 ‘그린인어스’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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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답사를 통해 환경 파괴의 현실을 알리고 있는 ‘씨알’ Ⓒ씨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경 문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씨알’에서는 학내에 흐르는 물길을 분필로 표시해 학내 수자원의 중요성을 알렸고, 지역 내 먹거리 활성화를 위해 로컬 푸드 장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1박 2일간의 4대강 답사를 통해 환경 파괴의 현실을 알렸다. ‘그린인어스’에서도 1인 1컵 행사와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의 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우리 주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참여를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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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그린인어스’ 조겨리 씨

이러한 활동의 특징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우선 학생들이 공부하는 캠퍼스 환경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최근 학내에서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는 캠페인 중 하나인 ‘텀블러, 머그컵 쓰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1회용 컵 사용을 줄여서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보다 1회용 컵을 덜 쓸 수 있도록 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그린인어스’의 신지선(조경 08) 씨는 네이버, 여성연대와 함께 한 ‘위드어컵’ 캠페인을 소개하며 “학생들이 컵에 직접 그림을 그려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컵의 이용이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의 호응이 좋아 개인적으로도 뿌듯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머그컵을 사용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앞으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들 단체에서는 우리 주변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실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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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 ‘그린인어스’ Ⓒ그린인어스

‘그린인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겨리(컴퓨터공학 08) 씨는 “환경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그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과 관심은 학생 환경 단체의 성장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단체의 활동 범위를 넓혀,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실제 학교 시스템이 변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이들 단체의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는 비교적 활발하다. ‘그린인어스’의 신지선(조경 08) 씨 또한 “분리수거 방법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게시판을 바깥에 둔 적이 있었다. 날씨가 추운데도 스티커와 쪽지를 통해 의견을 활발히 남겨줬다”고 전했다.그러나, 2% 부족한 현실학내 여러 단체의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활동에 대한 홍보와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매주 수요일 지속가능한 그린 캠퍼스 실천의 날’은 학내 홈페이지와 플래카드 등을 통해 홍보된다. 관련 활동은 실내 온도 낮추기, 전등 및 전열기 사용 줄이기 등 주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를 알고 참여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린인어스’의 조겨리 씨 또한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했을 경우 100원을 깎아주는 카페가 많은데도, 1인 1컵 행사 때 보니 이것을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제대로 된 홍보 시스템이 갖춰지면 참여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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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씨알’ 회장 박명혜 씨

박명혜 씨는 학생들의 참여 부족 외에도 현재 학교의 친환경 사업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적게 반영된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학생들은 에너지 절약, 쓰레기 줄이기, 엘리베이터 사용 줄이기 등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관악산 난개발 방지’와 같은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고 현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범위 또한 좁기 때문이다. 작년 ‘그린인어스’는 설문 조사를 통해 학교 전체 분리수거통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색깔만 보고도 사람들이 쉽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측으로부터 ‘단과 대학마다 청소하는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통일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응답을 받았다. 학교의 친환경 사업의 틀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기에는 아직 장벽이 높았다.김우주 연구원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엘리베이터 이용 시간을 제한하자 많은 민원이 들어오는 등 아직까지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학생들이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사업에 조금씩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 전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보다 많은 학생들이 친환경 사업에 동참할 수 있게 홍보를 다각화하고, 학교에 개선된 시스템을 제안하는 형태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의 홈페이지가 보수 중에 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꾸준히 추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서 그는 “학교와 학생이 함께 노력해서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학생 활동에 대해 기대를 드러냈다.학생들의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환경 운동보다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단체의 노력과 더불어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린인어스’의 신지선 씨는 “학생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원 재활용을 위해 쓰레기의 분리 배출은 필수적이지만 학내 쓰레기통은 제대로 분리수거돼 있지 않아 환경 미화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분리수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신 씨는 이어 “일상생활에서 작고 사소한 것부터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모일 때 의미있는 움직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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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사소한 것이 크고 의미있는 행동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린인어스’의 신지선 씨

‘씨알’은 총학생회 내에 ‘생태 문화국’을 신설해 학내에서 실시되는 환경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생태문화국’은 친환경 정책 실행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던 이전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 정책의 수립 단계부터 학생의 입장을 반영할 자치 통로를 확보하는 데 의의가 있다.김우주 연구원은 올해 새로이 개설되는 ‘그린리더십’ 교과 과정을 소개하며 학생들의 참여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했다. 그는 “친환경 캠퍼스를 위해 학생 참여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학생들이 그린 리더십과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를 친환경 사회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0년 5월 서울대학교와 환경부 간 체결한 ‘그린리더십’ 교과과정 운영 협약을 바탕으로 그린리더십 교과 과정은 자연과학, 인문, 사회, 경제, 경영, 공학, 디자인 등의 통합 교과형으로 진행된다.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은 인증과 함께 협약 체결 기업과의 연계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기업의 참여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앞으로 매학기별로 그린리더십 과정을 늘려갈 생각”이라며 “친환경이 학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환경 운동이 어렵고 환경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진 사람만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임을 알아달라”고 전한 이들 학생 단체는 앞으로도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씨알’에서는 채식, 관악산 난개발, 4대강 답사 사진전과 다양한 강연회를 계획 중이다. ‘그린인어스’ 또한 새로이 구성된 ‘3기 그린인어스’와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학내에서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린인어스’에서는 트위터(Green_in_us), 미투데이(그린인어스)를 통해 학우들이 다양한 의견이나 문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캠퍼스는 지속가능한 학생 환경 단체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들 단체의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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