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10년전 대동제에서 한 일을 알고있다.”강산도 변화시키는 10년의 세월. 과연, 학내문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축제는 어떻게 변했을까? 1995년과 2005년의 축제를 비교해보았다.모토는 축제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모토 분석을 통해, 축제 변화의 큰 흐름을 명확히 짚어 볼 수 있다. 1995년 봄 대동제의 모토는 ‘해방선언 – 끝나지 않은 부활의 노래’였다. 이는 ‘광주항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억압과 비겁, 경쟁으로부터 해방이 이루어진 당시 광주의 5·18 정신을 계승하자’ 는 의도에서 정해졌다. 이에서 볼 수 있듯, 그 시절의 대동제는 학생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행사였다. 이와 달리 ‘학교는 공사중 : 엎치樂 뒤치樂’ 이라는 모토 아래 진행된 2005년 봄 대동제는 말 그대로 ‘樂’에 초점을 맞춘 축제였다. 특히 이번 축제는 참여와 표현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참여 주체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시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 역점을 두었다.photo1모토의 변화와 더불어, 행사를 주관하는 주체도 변했다. 1995년 축제는 학생회에 소속된 대동제준비위원회가 행사를 주관했다. 그러나 2005년에는 축제기획단이 축제의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축제기획단은 2003년 출범한 축제전문 기획집단인 축제하는 사람들, 총학생회 집행부,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의 세단위로 구성됐다. 모토의 변화만큼 축제 프로그램도 성격이 크게 바뀌었다. 1995년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5.18 정신 계승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개막제의 판소리, 수화, 노래 공연, 전시회 등이 모두 5.18을 주제로 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당일 오후 2시부터 있었던 5.18관련 집회는 종로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한편 2005년 축제는 연예인과 학내밴드 공연이 유난히 많았다. 첫째 날은 크라잉 넛과 클래지콰이 그리고 여러 학내 동아리 공연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막을 열었으며, 둘째 날에는 ‘다이빙 굴비’ 공연이 있었다. 다양한 밴드 공연뿐만 아니라 ‘퀴즈액숀’, ‘광합성 나이트’와 같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끼와 재치를 뽐낼 수 있었고. 학교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개성을 반영하는 다채로운 전시회와 영상 상영이 있었다. 또한 2005년 축제는 그동안 넓은 캠퍼스로 인해 참여율이 저조했던 문제의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세심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LPG(live performance guerilla) 트럭이 바로 그것이다. LPG 트럭은 학내 곳곳을 다니면서 밴드, 댄스, 마술 등의 무대 공연을 가졌다.photo2지난 10년간 서울대 축제는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장’에서 ‘놀이의 장’으로 변모해왔다. 이러한 변화가 자칫, 단순한 놀이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춰 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축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관심사가 다양해지면서 분산되기 쉬운 대학생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구심점의 역할까지도 해낼 수 있는 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