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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받는 이웃들과 함께하기 : 열살 백이의 다짐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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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받는 이웃들과 함께하기 : 열살 백이의 다짐이길 바라며

photo1서울대 저널의 열살 백이 생일을 축하합니다.10년 동안 학교의 공식적인 재정적 도움 없이 매월 무가지로서 꾸준히 출간되어 온 것은 전 세계 대학생 월간 잡지로서 결단코 흔치 않은 일일 것입니다.자부심을 신나게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10년이면 제 앞갈이는 할 것으로 볼 때, 이제부터는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소외 받고 사회적으로 배제당하는 이웃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photo1서울대 저널의 열살 백이 생일을 축하합니다. 10년 동안 학교의 공식적인 재정적 도움 없이 매월 무가지로서 꾸준히 출간되어 온 것은 전 세계 대학생 월간 잡지로서 결단코 흔치 않은 일일 것입니다. 자부심을 신나게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10년이면 제 앞갈이는 할 것으로 볼 때, 이제부터는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소외 받고 사회적으로 배제당하는 이웃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로부터 고립되거나 배제될 때 소외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나를 소외시킨 그 사람 자체가 정작 나를 소외시킨 것이 분명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람이 나를 소외시킨 주범으로 여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취업으로 인해 대학원 진학을 하지 못한 친구가 대학원을 졸업한 친구들로부터 학식이 모자란다는 언짢은 얘기들을 들을 때, 나를 소외시킨 주범으로 취업전선에 몰아넣은 생계수단을 지적하기보다는 언짢은 얘기를 한 그 친구들이라고 선뜻 단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나를 소외시킨 주범은 가난보다는 친구들, 정확히 말하면 친구들의 나쁜 행동이나 태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아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소외된 사람들, 이를테면 가난하다거나 장애를 가졌다거나 혹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사람들조차도 결국은 자신을 버린 것은 가난이나, 장애, 피부색 등 조건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이 나빠서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곰곰이 생각하면 소외의 주범은 분명 다른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못 배워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면 가난하다는 이유 때문인 것입니다. 대학에 가지 못해서 친구가 되지 못한다는 말은 친구관계가 학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장애라는 이유로 냉대 받는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정당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깊숙이 살펴보면 그 속에는 인간관계가 아닌 무언가가 인간관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람들끼리 소외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인간관계가 아닌 그 무언가를 우리는 비인간적인 것, 혹은 비인격적인 것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비인간적인, 혹은 비인격적인 것은 자연의 산물도 아니고, 신이 부여한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순전히 인간들이 만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갑니다. 예로부터 인간은 자신의 요구에 따라 능동적으로 개척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인간은 다양한 사상체계, 과학기술과 경제 및 정치제도 등을 만들어냈으며,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삶을 위한 수단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오늘날에 와서 스스로 강력한 힘을 갖고서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은 사상의 노예가 되었고, 자동화된 기계의 부속품이 되었으며, 스스로 하나의 상품이 되었고, 거대한 관료조직의 원자가 되었습니다. 인간이 만든 것들이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인간이 그것들의 유지를 지탱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현대 사회에서 소외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즉,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활동에 의해 산출된 모든 것들이 인간에게 낯선 존재가 되어 도리어 인간을 지배하는 힘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를 지닌 소외 현상은 현대에 이르러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 걸쳐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와 집단의 이름으로 소수에게 가해지는 전체주의, 획일주의적 억압과 차별은 대표적인 소외의 한 단면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 상황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소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해결의 첫 걸음은 바로 소외당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다가가서 함께 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외 받은 이웃과 함께하기는 소외 받은 이웃의 문제에 먼저 관심을 갖는 일입니다. 마음이 가지 않는 곳에 생각이 갈 수 없고, 생각이 없는 곳에 행동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관심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많은 생각과 고민과 애정을 갖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생각과 심오한 말로는 태산을 쉽게 쌓을 수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어떤 조그만 주먹산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소외 받는 이웃과 만나야 합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열살 백이 서울대 저널은 더욱 소외 받는 이웃의 문제에 대해 현장 밀착 취재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여러 좋은 대안들을 그때그때 내어 놓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소외의 근원과 현상, 그리고 영향, 결과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파헤쳐야 합니다. 오늘도 어서 다가오기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열정적으로 뛰어가는 늠름하고 싱싱한 저널이 되길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10년의 세월 동안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평안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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