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년 반이 넘게 공석인 총학생회를 구성하기 위한 세 번째 투표가 시작된다. 선거 초반, 선거관리위원을 모집하는 과정부터 인력부족으로 난항을 겪자 선거 진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자 등록을 마친 선거운동본부(선본)은 넷으로 도리어 지난 선거보다 늘었다. 일련의 총학생회 선거가 빚은 파행으로 학우들의 피로가 누적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각 선본들은 공동선발위원회, 1차 유세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홍보에 힘쓰고 있다.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세훈(국문 05) 씨 역시 인터뷰를 통해 선거 성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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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훈(국문 05) 선거관리위원장. |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원래 올해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1년 사이 충격적인 총학생회 선거로 인해 총학생회 무용론이 확산된 시점에서 이대로 졸업하려 하니 현 상황에 대한 부채감이 느껴졌다. 이전에 단과대 학생회장 후보에도 출마하고, 학생회 활동도 오래했다. 만약 내가 그 때 더 잘했더라면, 현재처럼 학생회 무용론이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하기 전에 학생사회를 위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졸업하고 싶었고, 그래서 선관위원에 지원했다. 학번이 높고 경험이 많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관위원장까지 됐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자 한다.선관위원장이 현재 출마한 ‘진짜 대학’ 선본과 같은 ‘민주노동당학생위원회’ 소속이라는 사실이 논란이 된 바가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같은 단체에 가입한 것이 맞고, 함께 활동도 했다. 이런 경험 자체를 부정할 수 없고,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관위를 총학생회와 총학생회운영위원회가 조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회 활동 경험이 없는 사람이 이해하기엔 선관위 시행세칙과 일정이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나 이전에도 정치단체에 소속된 선관위원은 많았다. 다만 위원장이 정치단체 소속인 경우가 처음이어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선관위원장에 대한 이목이 집중돼있고, 시행세칙도 자세히 마련된 상황에서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일은 절대 없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정치단체에 소속된 선관위원도 있다. 나 역시 선본의 당선을 위해 일하고 싶다면 선본원으로 활동했을 것이다.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지난 총학생회 선거는 선거인명부를 두고 선관위와 선본들이 갈등을 빚고, 선관위가 사퇴를 하기도 했기도 했다. 지난 선거의 파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저번 선관위가 잘못한 점이 있다. 명부를 제대로 세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사과하고 추후의 수순에 대해 의견수렴을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전 선관위가 실수를 먼저 인정했더라면 저번의 파국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휴학생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문제 역시 처음부터 명확히 해서 사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했고 생각한다. 전학대회를 통해 신청한 휴학생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준 것은 휴학생의 선거권 인정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본다. 선관위에게 공정성의 담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선관위 구성의 목표는 총학생회의 구성에 있다. 지난 선관위가 과정 상의 공정성을 강조한 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도기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으로 인해 선거가 결국 무산되고, 큰 단과대의 선거도 무산됐다. 총학생회 무용론도 확산됐다. 이번 선관위는 시행세칙에 맞게 판단하되 성사에 목적을 두고 활동하겠다. 선거의 성사가 선관위의 주요 업무다.그렇다면 총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총학생회 무용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어느 단체나 조직은 필요하다. 대표를 뽑고 대표가 우리의 권리를 위임 받아 행사해야 한다. 학생회라는 대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박탈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 생각에 현재 퍼진 총학생회 무용론은 정말로 총학생회가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난 선거에도 투표율이 50%에 가까웠다. 일련의 총학생회 선거 파행을 거치며 학생들이 가진 학생회에 대한 실망감이 무용론으로 표출된 것이다. 따라서 총학생회의 진정한 필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학생회를 먼저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선거의 성사를 통해서 실천하는 총학생회를 만든다면, 실망감에 기인한 총학생회 무용론의 고리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사회에서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갖는 중요성과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회 사회의 위기의 가장 극단에 다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생회가 학우를 위한 유의미한 단체로 인식되지 못하고, 총학생회 선거의 시행자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총학생회가 공석인 상태는 법인화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어떠한 발언권도 가질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까닭에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사느냐, 죽느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이 꼭 선거에 참여했으면 한다.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나 공약은 무엇인가?학생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차 유세의 내용이나 각 선본의 리플렛을 보면 모든 후보들이 여기에 대한 고민이 있다. 물론 선본마다 복지와 편의를 위해 활동하겠다, 소통과 토론의 장을 열겠다,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 등 방법은 다 다르다. 하지만 결국은 총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확인하고, 학생회가 다시 신뢰받게 만들려고 하는 의도는 같아 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2010년 이후의 학생회 모습이 결정될 것이다. 올바른 판단으로 2010년 이후의 학생회 모습을 학우들이 함께 그려 나갔으면 한다.선관위 차원에서는 선거 성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처음에는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싶었다. 전자투표는 모든 선본이 로그인한 상태에서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현 시스템보다 더욱 공정하고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전 선거를 통해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태에서 우리가 도입하기에 논란이 있을 것 같아 고려만 해보고 추진하진 못했다. 신뢰받는 다음 선관위는 도입했으면 한다.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태에서 형식적인 실험을 하거나, 많은 일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까닭에 원칙에 충실한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셔틀버스 외벽에 홍보 스티커를 붙일 예정이며, 투표 일정을 알리는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 역시 생각 중이다. 일단은 기본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또한 공정성을 지키면서 야간투표소와 녹두투표소를 본 투표 기간에 운영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고려 중이다. 시행세칙을 보면 이 둘은 선거 공간에 대한 선관위의 임의적 판단에 맡겨진 문제다. 저번 선관위가 세칙 자체를 세칙 자체를 중요시 했다면, 우리는 성사 자체를 중요시 한다. 이번에도 무산될 경우 위기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선관위원이 동행하는 방식을 통해서 공정하고 안정하면서도 총학생회 선거 성사를 달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유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단 한 가지다. “투표해주세요.” 투표는 개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가 나아갈 방향이나 권리를 뽑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통해 학교의 발전 방향 등을 선택할 권리와 같이 투표할 수 있는 권리보다 더 큰 권리를 얻을 수 있다. 이는 투표를 포기할 권리보다도 더욱 큰 것이다. 투표 참여를 통해 신뢰받는 학생회를 건설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