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12004 서울 세계 박물관대회는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Museums and Intangible Heritage)을 주제로 2004년 10월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아시아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제 20차 국제박물관협의회 대회(ICOM Conference)와 제 21차 국제박물관협의회(이하 아이콤) 총회(Assembly)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해외 107개국에서 약 1,400명의 참가자와 국내에서 약 700명이 참가한 박물관대회로서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이어령 박사는 “잃어버린 삶을 담는 그릇 만들기-무형문화재의 보전 발전 계승-“, 바글리(S.A. Bagli)박사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과 박물관의 새로운 미래”, 김홍남 관장은 “무형유산과 박물관활동: 한국의 이화여대 박물관과 프랑스 르 콩소르티움 아트센터의 사례”, 마끼오 마츠조노관장은 “박물관, 무형문화유산, 그리고 인문주의 정신”, 그리고 포럼 토론에서 임돈희 교수는 “인간문화재와 무형문화유산의 보존: 경험과 문제점”, 쿠린(Richard Kurin)박사는 박물관과 무형유산: 죽은 문화인가 산 문화인가?”를 주제로 발표하였다. 무형문화유산의 역사와 전통이 강한 아시아지역의 전문가들이 보다 많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조연설과 포럼 토론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박물관이 유형유산뿐만 아니라 무형유산을 수집하여 보전하고, 계승하면서 활용하는 문제에 대한 국제협약과 박물관의 정체성에 대한 변화 그리고 박물관의 새로운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다. 대회기간 동안 아이콤의 29개 국제위원회의 일부는 단독으로 일부는 국내의 관계학회와 공동으로 회의를 개최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학제간 연구 또는 다학문적 접근을 통해서 자국 또는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박물관의 무형유산의 보존과 계승 및 보호를 위한 박물관의 다양한 활동과 자국 정부의 국가간 또는 국제기구의 협력에 대해 연구한 것을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유형유산의 경우에 1972년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이 채택되었고, 우리나라는 1988년에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세계유산(문화유산과 자연유산, 그리고 복합유산) 보호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무형유산의 경우에 한국의 무형문화재 보존 및 계승 정책과 제도를 바탕으로 지난 2003년 10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을 채택하였다.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무형문화유산의 의미 및 적용범위(소수민족, 원주민, 현지인, 공동체 … )의 규정문제, 문화유산의 전파수단이 되는 언어를 비롯한 구전문화 및 전통, 사회적 관습, 예식 및 축제, 자연 및 우주에 대한 지식 및 관습, 수공예 분야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무형문화유산을 규정하였다. 무형문화유산의 지정 및 보호문제는 특히 박물관학자 및 박물관관리자들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나 그룹, 혹은 경우에 따라 개인이 문화유산으로 인정하는 관행, 표상, 지식이나 노하우 뿐 아니라 이와 연관된 문화적 도구, 사물, 인공물, 공간을 포함한다. 무형문화유산은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오면서 해당공동체의 환경, 자연과의 교감, 역사에 따라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것으로 해당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하며 문화적 다양성 및 창조적 활동의 촉진에 기여한다.”고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서 정의하였다. 문화유산의 양적 질적 증가와 함께, 문화유산의 보존이 점점 더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콤 정관과 박물관을 위한 윤리강령에 규정된 박물관의 정의는 앞으로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이미 필자는 1994년 박물관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물질적 증거물뿐만 아니라 무형의 비물질적 자료 즉 사실과 현상, 원리, 정보 등을 수집하여 보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여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박물관 활동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유형의 물질자료와 무형의 비물질 정보를 상호보완적으로 수집하여 보존하고, 정보관리를 통해서 연구하고, 이를 활용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상이한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유엔과 유네스코, 아이콤이 공동으로 민족지박물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