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티베트 망명 정부가 위치한 이곳 인도 다람살라는 온통 티베트 국기로 뒤덮였다. 티베트 난민 150여 명과 외국인 20여 명이 당당히 걸어서 티베트로 들어가겠다며 먼 길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뒤를 잇는 사람들의 수는 셀 수조차 없었다. 바로 다음날, 중국 당국이 티베트 라싸에서 평화 시위를 하던 스님 300여 명을 무력으로 진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날 길을 떠난 170여 명의 도보 평화 시위단은 그날로 인도 경찰에 연행됐다. 티베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점점 심각해져만 갔고, 이곳에 살고 있는 티베트 난민들은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답답해하며 울분을 터뜨릴 뿐이었다.티베트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진 다람살라 난민촌 3월 16일을 즈음하여 티베트 현지와의 연락이 하나 둘씩 끊기기 시작했다. 릴레이 단식 투쟁에 참가하는 이곳 다람살라 난민들의 수는 늘어만 갔고, 티베트 국기를 게양하자는 운동도 벌어져 이곳 히말라야 중턱의 작은 마을은 5천 개가 넘는 티베트 국기로 뒤덮였다. 밤이 깊어지자 국기를 휘날리던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하나 둘씩 사원으로 모였다. 달라이 라마의 기자단 인터뷰를 듣기 위해서였다.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로부터 들려온 메시지를 낭독했다. “티베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부디 이번만은 저희들더러 멈추라고 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사원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떨궜다. 그들은 총부리 앞에서도 항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티베트인들의 굳은 결의에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으로 애통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 시각 현장에서는 티베트 현지로부터 시시각각 들려오는 속보를 접할 수 있었다.티베트 난민들, ‘집단 학살을 멈추어라!’ 암도 지역에서 일어난 시위로 죽은 사람들의 사진은 차마 두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로 1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 사진 속의 사람들만으로도 이를 훨씬 넘는 듯했다. 티베트 망명 정부에서 집계한 사망자 수는 총 88명이 넘었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 종교 집회를 하고 있던 신도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체포해 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시위는 라싸를 넘어 티베트 전역으로 크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집회가 끝나갈 무렵, 스님들을 시작으로 긴 기도가 이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모두가 침묵에 잠겨 있었다. 난민촌 거리에 나붙은 티베트 희생자들의 사진은 처참함을 더해 줬다. 병원에서는 진료를 거부한 상태라고 한다. 사진 위에는 ‘We need medicals’라고 쓰여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과 식량 공급은 물론이고 전기와 통신마저 끊겼다고 한다. 다람살라에는 ‘집단 학살을 멈추어라!’라는 구호가 나붙었다. 이곳 사람들은 대다수가 학생 또는 스님들인 티베트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왜 탱크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티베트 점령 반세기, 그 피로 물든 역사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중화인민공화국이 건립된 이후로 독립국가였던 티베트를 향한 중국의 야욕은 본격화됐다. 중국은 무력으로 티베트를 침공했고, 1959년 3월 17일 티베트의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는 고국을 떠나 인도의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기에 이른다. 세월은 흘러 1979년, 덩샤오핑은 달라이 라마에게 중국의 통치 하에서 일어난 티베트의 변화상을 둘러 볼 참관단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달라이 라마는 그의 형 롭상삼텐이 이끄는 참관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티베트의 ‘변화’는 참관단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를 떠날 당시 6천 군데가 넘었던 사찰은 겨우 8군데만 남아 있었다. 승려 59만 명 중에서 11만 명은 당국의 박해로 죽었고, 25만 명은 사찰 밖으로 내쫓겼다. 대다수 사찰은 도살장과 돼지우리, 감옥, 창고 등으로 바뀌어 있었다. 인구 6백만 명 가운데 86만 4천 명은 중국 당국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기아로 죽은 이들은 34만 2천 명에 달했다. 5명 당 1명 꼴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출생지인 암도 지역에서 핵실험을 수십 차례 실시했다. 지금도 티베트 경내에는 50만 명 규모의 인민해방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화학무기를 사용한 군사연습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
티베트의 진실 알리기 위한 NGO들의 노력도 이어져
이곳 다람살라의 NGO들도 무고한 티베트인들을 살리기 위해 한 마음이 되었다. 지금처럼 국제 사회와 미디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도 좀처럼 없을 것으로 보고 각종 홍보활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들 티베트 사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기사를 끊임없이 내보내고, 시위를 주도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기금을 마련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록빠’에서는 티베트 국기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 국기를 무료로 배포해 평화 티베트 시위단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람살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과연 이 문제가 티베트만의 문제인가’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이들이 모여 ‘Peace Art Exhibition’을 준비 하고 있다.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티베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역사의 한 순간에 있다는 공통점만으로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영국의 예술가들이 마음을 함께 했다.대화 거부하는 중국, 올림픽 치를 자격 있나 내 형제, 내 부모가 죽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곳 다람살라의 티베트 난민들은 사태를 평화롭게 풀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평화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행여나 대의를 그르칠까봐 다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인도인들과의 말싸움조차 피하고 있고, 시위는 항상 평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촛불 시위를 하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불경을 암송하고, 집회 마지막에는 항상 기도를 한다. 사람들의 시위가 잠잠해 질 즈음이면 스님들이 나서서 평화 시위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망명 정부는 중국에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번 사태 배후에 달라이 라마가 있다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 티베트에 대해 중국이 취하는 이 같은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올림픽은 세계 평화와 화합을 위한 한마당이자 전세계인들의 축제다. 티베트인들의 피와 눈물을 억지로 덮어둔 채,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UN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지위를 무시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우리와 너무나도 닮은 티베트, 발 벗고 나서서 도와야 시위 중에 만난 한 스님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고 인권을 되찾기 위한 티베트 주민들의 투쟁”이라며 여기에 스님들이 앞장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젊은 스님은 “누가 감히 티베트 문제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이 그동안 티베트의 자연환경을 무참히 파괴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난개발로 인해 히말라야의 설산이 녹아내려 그것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것인가”라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당신은 한국인이니 당장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여기에서 보고 들은 진실을 알리라”고 당부했다. 티베트 망명 정부는 국제사회가 티베트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해 진실을 확인하고, 중국 정부가 집단 학살을 멈출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티베트를 도울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한국 엠네스티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명 운동에 동참하는 일, 티베트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일, 티베트인들에게 티베트 국기를 후원하는 일 등이 있을 것이다. 지금 티베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우리가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경험했던 일들과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티베트에 대해 무관심했던 우리 이웃들에게 관심을 일깨우는 일이 시급하다.
티베트와 함께 하는 방법들 티벳 다큐 영상제 일시 : 4월 26일(토) 오후 2시~10시 장소 : 대학로 일석기념관 6층 주최 : 티베트 난민과 함께하는 록빠 (www.Rogpa.com) 올림픽 성화봉송 반대시위 일시 : 4월 27일(일) ??시 장소 : 미정 주최 : 미정 |
티베트의 진실 알리기 위한 NGO들의 노력도 이어져
이곳 다람살라의 NGO들도 무고한 티베트인들을 살리기 위해 한 마음이 되었다. 지금처럼 국제 사회와 미디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도 좀처럼 없을 것으로 보고 각종 홍보활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들 티베트 사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기사를 끊임없이 내보내고, 시위를 주도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기금을 마련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록빠’에서는 티베트 국기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 국기를 무료로 배포해 평화 티베트 시위단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람살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과연 이 문제가 티베트만의 문제인가’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이들이 모여 ‘Peace Art Exhibition’을 준비 하고 있다.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티베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역사의 한 순간에 있다는 공통점만으로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영국의 예술가들이 마음을 함께 했다.대화 거부하는 중국, 올림픽 치를 자격 있나 내 형제, 내 부모가 죽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이곳 다람살라의 티베트 난민들은 사태를 평화롭게 풀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평화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행여나 대의를 그르칠까봐 다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인도인들과의 말싸움조차 피하고 있고, 시위는 항상 평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촛불 시위를 하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불경을 암송하고, 집회 마지막에는 항상 기도를 한다. 사람들의 시위가 잠잠해 질 즈음이면 스님들이 나서서 평화 시위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망명 정부는 중국에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번 사태 배후에 달라이 라마가 있다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 티베트에 대해 중국이 취하는 이 같은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올림픽은 세계 평화와 화합을 위한 한마당이자 전세계인들의 축제다. 티베트인들의 피와 눈물을 억지로 덮어둔 채,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UN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지위를 무시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우리와 너무나도 닮은 티베트, 발 벗고 나서서 도와야 시위 중에 만난 한 스님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고 인권을 되찾기 위한 티베트 주민들의 투쟁”이라며 여기에 스님들이 앞장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젊은 스님은 “누가 감히 티베트 문제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이 그동안 티베트의 자연환경을 무참히 파괴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난개발로 인해 히말라야의 설산이 녹아내려 그것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남의 일’로만 치부할 것인가”라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당신은 한국인이니 당장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여기에서 보고 들은 진실을 알리라”고 당부했다. 티베트 망명 정부는 국제사회가 티베트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해 진실을 확인하고, 중국 정부가 집단 학살을 멈출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티베트를 도울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한국 엠네스티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명 운동에 동참하는 일, 티베트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일, 티베트인들에게 티베트 국기를 후원하는 일 등이 있을 것이다. 지금 티베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우리가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경험했던 일들과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티베트에 대해 무관심했던 우리 이웃들에게 관심을 일깨우는 일이 시급하다.
티베트와 함께 하는 방법들 티벳 다큐 영상제 일시 : 4월 26일(토) 오후 2시~10시 장소 : 대학로 일석기념관 6층 주최 : 티베트 난민과 함께하는 록빠 (www.Rogpa.com) 올림픽 성화봉송 반대시위 일시 : 4월 27일(일) ??시 장소 : 미정 주최 : 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