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개의 편파판정이 이슈화됐다. 첫번째는 김연아 선수가 유럽 심판들의 텃세에 밀려 순위에서 밀려난 일이었다. 많은 관련기사가 쏟아졌고, 그에 따른 댓글도 폭발적이었다. 김연아가 귀국할 때 앙드레김이 마중을 나갔다더라, 편파판정에 관중들도 야유를 보냈다더라 등등. 언론들은 김연아란 인물의 시시콜콜한 측면까지 들춰내면서 독자들의 욕구에 민첩하게 대응했다.그렇다면 두 번째 편파판정은 무엇일까? 힌트를 드리겠다. 첫째, 이 판정으로 인해 우리는 그동안 속칭 ‘효자종목’이라 불렸던 종목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허나 이상하게도 인터넷은 이 문제에 대해선 조용하다. 둘째, 편파판정 때문에 재경기를 펼쳐야 했고 다시 이 재경기가 인정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올림픽 축구예선에서 재경기 논란이 점화됐다면 4쪽 지면 정도는 거뜬히 할애됐을 것이다.이래도 답이 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분들, 이해할 수 있다. 본인 역시 포탈 사이트에 잠깐 떴다 사라진 기사를 운좋게 본 것이니까. 답은 ‘3월말 여자핸드볼 올림픽 예선 재경기가 인정되지 않아 다시 예선을 치르러 프랑스로 날아가야 했던 일’이다. 예선을 무려 3번 치르게 됐으며 재경기 불인정을 예상하지 못해 훈련도 제대로 해두지 못했다. 이런 충격적인 소식을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새로운 소식을 알기 위해 신문을 보는 것보다 인터넷 검색이 활성화된 지금, 인터넷 뉴스 창에선 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1면에 실릴법한 중요한 소식과 가십거리로 치부될 소문이 동일한 비중으로 인터넷 창에 배치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후자가 더 많이 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팔리는’ 기사이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와 핸드볼 선수들 관련 기사의 비중차이 역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포털 뉴스의 경제논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포털 사이트들은 각종 매체에서 가져온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기사라기엔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어서 많은 악플이 달린 글들도 제법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악플을 달기 이전 우린 그 글을 클릭해 조회수를 높여줬다는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가 언론들의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셈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들이여, 세상을 제대로 빠짐없이 알고 싶다면 가십거리에 악플을 달기보단 좋은 기사들에 선플을 달아주시길. 그럼 언론은 나름의 수완을 발휘해 여러분의 욕구를 충족시켜려 안달이 날 테니까.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어찌할까, 이것이 최선의 결과를 낳는 유일한 방안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