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로서 정체성이 부족한 서울대

안팎으로 서울대 2008 입시안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서울대 안에서 정운찬 총장과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이후 최근 어떠한 입장 표명도 삼가는 반면 교수협의회는 입시안 논란과 관련 대학의 자율성에 대해 토론회를 벌렸다.최근의 상황들 속에서 민주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 회장인 최갑수 교수(서울대 서양사학)에게서 2008입시안과 서울대의 교육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안팎으로 서울대 2008 입시안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서울대 안에서 정운찬 총장과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이후 최근 어떠한 입장 표명도 삼가는 반면 교수협의회는 입시안 논란과 관련 대학의 자율성에 대해 토론회를 벌렸다. 최근의 상황들 속에서 민주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 회장인 최갑수 교수(서울대 서양사학)에게서 2008입시안과 서울대의 교육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그간 서울대가 보여준 입시정책을 통해 서울대의 어떤 모습을 찾을 수 있는지, 입시정책이 가져다 주는 혼란에 대해 의견을 듣고,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정체성 없는 서울대 photo1최갑수(이하최)ㅣ대학은 나름의 몇 가지 정책을 가져야 한다. 입시정책, 교육정책, 무엇보다 중요한 학문/연구정책이다. 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연구가 잘 되어 있어야 하고 학문의 체계가 잘 서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학문정책은 뚜렷한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 교육정책에 비하면 최근 나아진 교육정책 역시 훌륭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서울대학은 학문/교육정책을 좀 더 중요시하면서 입시정책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입시정책에만 올인을 하는 것은 대학으로서 건강치 못하다. 달리 말하면 서울대에는 정체성이 없다. 똑똑하고, 이기적이고, 출세지향적인 사람을 키워내는 데에는 서울대가 성공적이지만 서울대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하며, 또 세계수준의 대학을 이야기 한다면 세계화, 세계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재하다. 입시정책 혼란은 이제 그만최ㅣ우리나라는 입시정책 하나만 바뀌어도 난리가 난다. 거기엔 복합적인 측면이 있는데, 긍정적인 면에서 볼 때 그나마 우리 사회가 아직은 유동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정 집단이 기득권을 독점하는 사회에서는 그것을 가지지 못한 자가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교육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예전에 비해 신분상승을 위해 입시경쟁에 끼어들 폭은 좁아졌다. 그럼에도 입시과열을 건강한 사회라는 모습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입시라는 과정이 너무나 괴롭다. 허나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는 현 상황이라면 대안이 없다. 따라서 입시정책 이제는 그만 바꾸고 중/고등 교육, 대학교육을 내실화 시킬 고민을 해야 한다. 입시정책이라는 것 바꾸어봤자 현실적으로 바뀌는 상황은 없다. 괜히 입시정책 바꿔서 학생들, 학부모들 혼란만 가중시키지 말아야 한다. 기자l2008 입시안, 특히 통합형 논술을 어떻게 바라보나.최l통합형 논술은 본고사다. 본고사의 기준은 시험의 형태가 아니라 그 시험이 학생의 입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느냐다. 통합형 논술을 서울대가 실시하더라도 영향력이 없다면, 그것은 본고사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통합형 논술은 입시의 당락을 결정하므로 본고사다. 결론적으로 2008 입시안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아이들에게 더 유리 하다. 특히 특기자 전형과 정시모집에 있어 그러하다. 여기서 서울대의 정체성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서울대는 국립대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용되고 국립대로서 상당히 특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는 학교의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 특히 입시정책에서 국립대학의 역할을 보자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도 입학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교육의 기회를 확대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온 아이들을 잘 키우는 데 집중하면 된다. 국립대 역시 정치공동체이다. 서울대는 국립대다운 고민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좀 더 개방적인 자세, 전향적인 자세로 국민과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 기자l국립대의 역할이 훌륭한 인재양성이라면, 서울대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줘야 하지 않나.최l훌륭한 인재가 무엇인지 고민하자.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은 모든 대학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서울대가 훌륭한 인재 내용 속에 국립대가 어떻게 해야 되느냐를 고민하는 것이다. 국립 서울대가 학문적으로 거의 모든 분야를 갖고 있는데 좋은 현상 아니다. 사립대에는 없고, 또 사립대가 맡기도 어려운 분야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분야를 확보해야한다. 예를 들어 돈이 엄청나게 드는 공학, 기초의학이 같은 것이 해당된다. 좀 더 나아가면 사립대에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것들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그리고 서울대생은 사립대에서는 힘들어 보이는 기초학문 연구에 정진해야 한다. 서울대의 인재들이 겨우 응용학문을 통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기자ㅣ서울대가 국립대의 의식을 얼마나 견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최l‘민족, 학문, 세계의 대학’ 90년대 초반 학생들이 만들어낸 캐치프레이즈다. 국립대학의 이미지가 가장 강해지면 민족의 대학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서울대에는 민족 공동체에 대한 관계 정립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서울대학은 과거 경성제국대학에서 출발했고 그 이후에는 외국학문의 통로로 작용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학문에 대한 깊은 애정, 과거 전통과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한 과거청산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기자ㅣ국립대라는 이유만으로 대학 자율성 확보, 경쟁논리 도입에 비판적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ㅣ대학경쟁력, 자율성은 국립대와 양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요새 대학 자율성 주장하는 교수협의회가 박정희 시절 언제 선언한번 해본 적이 있냐. 그들은 대학 민주화에 대해 안목이 있는 것도 아니며, 대학이 건전한 정치공동체로서 어떤 자율성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입시정책 마음대로 해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서울대가 자율성을 되찾아야 될 부분이 많은데 사실 교육부에 엄청나게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시정책 하나로 갑자기 서울대의 자율성이 크게 훼손당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참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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