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은 립이요, ‘영’은 영이로다

대학은 돈이 필요합니다.돈이 전부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사립대에서는 외부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잘 끌어오는 총장을 유능하다고 합니다.워낙 CEO라는 말이 남발되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기도 하지만 CEO총장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어색하게 들리지 않습니다.국립 서울대도 예외는 아닙니다.일례로, 정운찬 총장이 누차 말해온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도 돈이 없으면 전혀 추진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돈이 필요합니다. 돈이 전부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립대에서는 외부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잘 끌어오는 총장을 유능하다고 합니다. 워낙 CEO라는 말이 남발되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기도 하지만 CEO총장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어색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국립 서울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례로, 정운찬 총장이 누차 말해온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도 돈이 없으면 전혀 추진할 수 없습니다. 작년 여름, 정 총장이 연구중심대학으로 가는 장기계획의 일환으로 대학원생 2명 당 1명 꼴로 등록금을 면제 하는 등 대학원 지원을 대폭 늘렸습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그 재원은 정총장이 직접 기업에서 끌어온 것이었습니다. 정부가 지원해준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교육부도 대학 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해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대학이 예산을 재량껏 운용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외부로부터 재원을 조달해도 괜찮게끔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슬그머니 발을 빼겠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국/공립대 법인화입니다. 한마디로 대학 어디 한번 너희가 알아서 해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총장에게는, 특히 개혁에의 의지가 강한 정총장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대학의 자율권이 커지면 총장이 권한 역시 그만큼 커지니까요. 물론 서울대가 잘한 것은 아닙니다. 1987년에 처음 법인화 얘기가 나왔는데, 그 당시에 이미 서울대 개혁에의 필요성이 언급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사회 안팎에서 질책하는 소리에 서울대는 정신이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이런 식으로 책임 회피가 이루어져서는 곤란합니다. 지난 달 말에 열린 법인화 관련 토론회에서 국‘립’만 하고 국‘영’은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모 교수의 우스개 소리처럼 교육부는 60년 전에 왜 ‘국립’대학교를 만들었는지 까먹은 것 같습니다. 전세계에서 사립대학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있는 국립대학교도 법인화하겠다는 교육부에 고등교육에 대한 마인드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현재 교육부는 저돌적으로 국공립대 법인화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에 선택권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총장은 교수들에게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것을 부탁했습니다. 조만간 서울대도 CEO 총장이 등장할지 모릅니다.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할 때의 첫째 기준도 교육철학보다는 개혁마인드나 외부기금의 유치능력이 되겠지요. 유능한 총장이 아니라면 등록금은 더 높은 비율로 오를 것입니다. 소위 돈 되는 학문은 더 잘 팔리고, 기초학문은 사장될지도 모릅니다. 국립, 그러나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는 서울대학교 기대되지 않습니까. phot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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