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동안 01(인문대, 자연과학대), 02(사회대, 공대, 농대, 사범대)학번의 전공 진입이 이루어지면서, 잊혀져가던 광역화 논의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미 광역화가 실시 된 상황에서 특히 ‘각 과의 전공 인원을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문제 – 즉 전공인원제한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학문서열의식, 광역화의 가장 큰 장애로 떠올라. ** 못가고쫄아서이구질구질한사회대온거또서러운데 이번엔 ****** 도아닌좆구린과로갈지도모르니이게말이나되냐망할놈들 성적분포를공개해야점수맞춰서넣을거아냐~ 사회과학대학의 자유게시판(social. snu.ac.kr)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다. 학과를 선택하는 기간 동안 성적분포를 공개하지 않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글과 함께 현실적으로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옹호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광역화, 그리고 전공인원제한이라는 문제에 있어, 학문서열의식은 가장 큰 장애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전공 편중 선호 현상이 전공 선택과정에서 고스란히 재현 되고 있는 것이다. 공대의 경우 80~120%로 전공 인원 제한을 느슨하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공학부와 전기 공학부로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법대, 의대로 몰리는 현상만 없어졌을 뿐, 입시 기간에 일어나는 인기과로의 점수 경쟁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인기과 편중 현상, 현실적 대안은 있는가? 광역화가 지속되고, 사회 전반의 학문서열의식이 살아있는 한 이러한 편중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단대별로 꾸며진 단위들은 120%까지 늘려달라는 요구를 했고, 공대의 경우 120%, 사범대의 경우 110%까지 허용했지만, 그럼에도 특정 학과는 지원 학생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02학번 전공 진입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 02학번 김민철 학우는 “특위에서도 120% 안이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가장 적절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 끝에 일부 인기 과를 제외한 과들에 대해 120%까지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라고 하며, 현실적인 대안책을 제시하기가 매우 어려웠음을 말했다. 사회대 02학번 한 학우는, “사회대의 경우 어느 과를 가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영역의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단대에 비해 과간의 격차가 훨씬 큰 편이다.”라고 지적하며, “공대의 경우 워낙 과별 인원이 많아서 120%로 인원 확대가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사회대의 경우는 애시당초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특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면도 있었다.”라고 하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모집단위의 세분화도 진정한 대안이기는 어려워. 그렇다면 03학번 공대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모집단위 세분화가 과연 인기과 편중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일 수 있을까? 독립 떼내려면 인류지리계열만 떼내지 말아라..속보인다 사회대 = 경제학부 + 정치외교 + 사회사복 + 언론심리 + 인류지리 차라리 저렇게 떼내던가..아님 다시 다 분리시키던가.. 사회대 자유 게시판에서는 한 학우가 눈가리기 아웅식의 모집단위 세분화를 비판하고 있다. 공대의 이번 03학번의 입시 모집단위에서도 전공 선택에서도 가장 인원이 많이 몰렸던 컴퓨터 공학부와 전기 공학부를 함께 묶어 뽑는 등, 광역화가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합의된 대안을 위해서는 학교 내의 의사소통이 필요. 광역화를 계속 해 나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일정한 보완책과 함께 계속 해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미뤄두더라도 – 이미 광역화로 신입생들을 선발하고 있는 이상, 이에 대한 적절한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사회 내에서, 그리고 교수와 학생 사회 내에서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전공 인원 제한은 광역화 자체의 문제와 인기/비인기학과라는 사회 전반의 문제가 결부된 복잡한 문제이다. 직접적으로 학우 개개인의 이익이 결부되어 있어 개인의 학점 관리에 최우선을 두는 상황에서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어려운데다가, 인원 제한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학생 사회의 에너지를 응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전공 인원 제한에 대한 사안은 그 어느 사안보다도 학우들 간의 의사소통이 필요했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교수 사회와 나눌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대 특위 활동을 한 02학번 한 학우는 “교수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기껏해야 학과장단 선생님들을 찾아다는 일 정도가 있었는데, 그 분들이 회의에서 우리의 의견을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해 주실지는 알 수 없다. 이전 학과장단에서 결정된 일이라 바꿀 수 없다는 말만 하는 학교측이 답답했다.”라며 학생들의 의견이 제시될 공간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아직 남아 있는 광역화 세대 자연대의 경우 03학번부터 과를 분리하여 신입생을 선발했으며, 공대의 경우도 모집단위를 줄이고, 사회대와 사범대도 04학번 신입생부터는 모집단위를 세분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전공 진입 문제는 모두 해결 된 것이 아니다. 현재의 학문간 서열 체계에서는 광역화는 어떻게 시행되든 전공 배정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단 광역화가 시행된 만큼 관련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차선책이라도 찾기 위해서는 이것이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자각한 학생 사회, 그리고 교수 사회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