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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통해 우리 몸의 매력에 주목을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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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통해 우리 몸의 매력에 주목을 했으면”

2011년 12월 두레문예관에서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이 배우가 돼, 장진 각색의 연극 ‘매직 타임’을 열연했다.이때 참여한 장애학생들이 올해 3월에 모여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을 만들었다.‘짓’을 만들자고 제안한 사람은 ‘매직타임’의 기획을 맡았던 김원영(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씨였다.‘짓’이란 명칭은 앞으로 ‘다양한 짓거리’를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2011년 12월 두레문예관에서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이 배우가 돼, 장진 각색의 연극 ‘매직 타임’을 열연했다. 이때 참여한 장애학생들이 올해 3월에 모여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을 만들었다. ‘짓’을 만들자고 제안한 사람은 ‘매직타임’의 기획을 맡았던 김원영(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씨였다. ‘짓’이란 명칭은 앞으로 ‘다양한 짓거리’를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학외의 비장애인들도 관심을 보이며 참여해 ‘장애문화연구소 짓’은 현재 열일곱 명의 구성원이 활동 중이다.

이 학생들은 왜 연극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짓’의 대표 정원희(경영 09) 씨는 “장애인이 단지 무대에 오른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는 일에서 탈피하고 싶었다”며 “우리가 연극을 재밌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좋은 각본과 연출기법, 무대 장치 등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비장애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연극의 세계에서, ‘짓’의 출발점은 장애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란 틀을 깨고 나오는 데 있었다. 정 씨는 “장애가 있는 몸도 연극 무대 안에서 매력적이고 멋지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일부러 전문적인 단체를 설립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짓’이 교내 동아리 활동 수준으로 여겨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짓’은 공연예술을 공부하고 즐기기 위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기 워크샵’과 ‘요가신체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짓’의 구성원들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장애인의 장애유형에 맞는 지원이 제대로 뒷받침된다면 장애의 경증에 상관없이 어떤 일이든 참여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성별, 연령, 장애유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두 번째로 ‘짓’은 연극만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월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에 신청해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워크샵이나 연습을 위해 모일 때 휠체어 접근성이 좋은 장소를 찾거나 청각장애인 대필 지원을 받는 일도 어렵다. 그래서 ‘짓’은 향후 기업의 후원이나 ‘소셜 펀딩(소셜 네트워크에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개인들에게 소액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소셜 웹 커뮤니티)’을 통한 기금 모금도 생각하고 있다.

‘짓’에서 준비 중인 첫 번째 연극은 내년 1월 중에 만나볼 수 있다. 연극은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켕’을 각색해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내용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정원희 대표는 “극본상으론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한 역에 4명의 배우가 함께 연기를 펼칠 것”이라며 “4명의 몸짓이 각자 신체적 특징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며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 대표는 “장애인을 매력이 없거나 무능력하다고 여겨, 동정과 연민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났으면 한다”며 “우리의 공연을 통해 생각의 틀을 깨고, 배우고, 느끼면서 우리가 가진 몸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주목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짓’의 ‘몸짓’이 표현될 공연은 계속될 것이다. 관심이 있다면 ‘짓’에 참여해 몸으로 직접 겪으며 같이 편견을 깨나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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