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학생자치언론 서울대저널>의 은연지 기자입니다.관악사 920동 계열의 난방 문제에 대해 여쭤볼 것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네…혹시 무엇에 대해 물어보려는 건가요?” 기자는 나름 열심히 설명했다.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허무했다.“죄송하지만 위에 계시는 분들이 개인적으로 기자에게 응답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해서요.

 “안녕하세요, 저는 학생자치언론 <서울대저널>의 은연지 기자입니다. 관악사 920동 계열의 난방 문제에 대해 여쭤볼 것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네… 혹시 무엇에 대해 물어보려는 건가요?” 기자는 나름 열심히 설명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허무했다. “죄송하지만 위에 계시는 분들이 개인적으로 기자에게 응답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해서요. 다른 분과 연결해드릴게요.”

 관악사 행정실에 2013년 법인회계 예산, 결산 내역을 요청할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관악사 행정을 총괄하는 행정실장에게 부탁해봤지만 “위에 계신 분들은 기자에게 밝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는 관악사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필자가 정기자가 된 이후로 첫 취재를 할 때부터 겪었던 일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종종 겪었던 것 같다. 인터뷰 대상은 정보화본부, 캠퍼스 관리과, 사회대 청소경비반장 등으로 다양했다.

 이쯤 되면 그 ‘위에 계신 분들’이 누군지 궁금해진다. 그분들은 누구신지 직접 뵙고 싶다. ‘위에 계신 분들’이 꺼리시면 자료 공개를 유보하거나 안 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아니, 자료는 보지 못하더라도 자료 공개를 꺼리시는 이유를 그분들게 직접 듣고 싶다.

 학생은 학교의 엄연한 구성원이다. 학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등록금을 냄으로써 학교 재정에 기여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교 전반의 사항에 대해 일정 정도 알 권리를 갖는다. 또한 학생들에겐 이를 바탕으로 학내의 사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 기자가 요청했던 자료와 물었던 질문 또한 당연히 학생으로서 요구하거나 질문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관악사 구관의 난방이 열악하다는 사생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관악사 행정실에 난방 시스템을 물었고, 기숙사 시설이 좋지 못하기에 사생비 중 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자 관악사 회계 내역을 요청했을 뿐이다.

 일부는 필자가 인터뷰를 통해 요청한 자료나 인터뷰 중에 질문한 것들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터뷰를 꺼렸던 본부 또한 학생들이 과도한 요구를 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부탁하고 싶다. 자신의 등록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무엇을 계획하고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 과한 요구인가. 필자의 정보 요청마저 학생으로서 과도한 것이라면 서울대는 학생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앞으로도 학교를 대상으로 취재를 계속 다니다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엔 “위에 계신 분들이 공개하는 것을 꺼리신다”는 답변을 들을 경우 필자 스스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되물을 것이다. “꺼리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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