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을 들었는데 부담감이 앞선다. 데스크칼럼이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수습기자 한 학기, 정기자 한 학기를 거쳐 바로 부장 직을 맡았는데, 부장이 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서울대저널>에 들어왔던 건 작년 2학기였다. 그땐 저널을 제대로 정독해본 적도 없었고 저널리즘의 ‘저’자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저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다보면 뭔가 배우는 게 있지 않을까, 좀 더 세상을 능동적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지원서를 냈다. 그러나 저널은 내게 그 이상의 존재가 됐다. 사실 작년 2학기를 암흑 속에서 보냈는데, 그때도 <서울대저널>은 큰 위로가 돼줬다. 힘들었던 시기라 다른 기자들에게 선뜻 다가서진 못했지만 그들과 같은 집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됐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게 저널 일이라면 괜찮았다. 아마 지금 내가 계속 기자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널 자체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일 것이다.
기자가 부족하다보니 부장 직을 빨리 맡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감과 욕심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어디 가서 저널 이름에 먹칠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만 그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일간지, 주간지 챙겨보는 건 필수고 저널리즘 관련 서적도 찾아본다. 기사 작성과 곧바로 연결되진 않더라도 종종 총운위나 전학대회 참관도 하고, 총학생회 산하기구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회와 협력을 하기도 한다. 힘들 때도 있지만 이 과정 자체가 즐겁다. 돌이켜보면 내가 성장하긴 했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하다. 작성한 기사가 호평을 받을 때면 말할 것도 없이 기쁘다. 새내기대학 평가회의에서 내가 작성한 기사가 참고자료로 쓰이고, 총장선거 기사가 한 교수님으로부터 ‘총장선거에 대해 가장 잘 다루고 있는 기사’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힘들었던 취재과정이 보람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모르는 건 물어보고 찾아보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내가 저널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학생 자치 언론에서 나온 기사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조금이나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아직 갈 길은 멀고, 부족함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