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카멜레온, 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광장은 서울특별시의 대표적인 세 광장이다.서울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광장들은 ‘차량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성됐다.하지만 세 광장은 여전히 도로로 막혀있다.광장에 사람이 붐빌 때면 늘 교통문제가 화두로 떠오른다.집회가 있을 땐 도로를 따라 늘어선 경찰 버스가 광장을 봉쇄하기도 한다.다른 나라에선 광장이 차도 중앙에 있는 경우가 드물다.대부분 상점이나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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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광장은 서울특별시의 대표적인 세 광장이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광장들은 ‘차량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성됐다. 하지만 세 광장은 여전히 도로로 막혀있다. 광장에 사람이 붐빌 때면 늘 교통문제가 화두로 떠오른다. 집회가 있을 땐 도로를 따라 늘어선 경찰 버스가 광장을 봉쇄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선 광장이 차도 중앙에 있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상점이나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 사방이 차도일지라도 광장의 너비가 사방을 둘러싼 도로의 너비보다 좁은 광장은 찾기 힘들다. 세계의 광장과 비교해 봤을 때 서울의 광장은 광장일 수 있을까. 아쉬운 구석이 있음에도 광장에선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모인다. <서울대저널>은 서울시가 광장으로 지정한 광화문광장·청계광장·서울광장의 가을을 살펴봤다. 

목소리가 모이는 곳, 광화문광장

  2009년 완공된 광화문광장은 1인 시위의 중심이 됐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시위는 여러 사람이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制壓)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1인 시위는 규제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까지 광화문광장에서 하루 평균 4~5건의 1인 시위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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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게 늘어선 화단엔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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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 일대를 돌아다니며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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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주최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단식 기도

회’ 현장을 지켜보는 경찰. 광장엔 24시간 내내 경찰이 주둔한다. 집회가 있을 때면 그 수가 불어난다. 지난 2월 25일에 있었던 국민총파업 땐 광장 인근에 185개 부대 1만 5천명의 경력이 동원됐다.

남녀노소의 쉼터, 청계광장

  청계광장을 얘기할 땐 청계천을 떼놓을 수 없다. 600여종의 동·식물이 있는 청계천의 시작점에 청계광장이 있다. 청계광장에선 거리 

예술가의 공연이나 사진 전시 등 소소한 문화행사가 매일 열린다. 서울광장엔 가족이, 광화문광장엔 2·30대가 많은 것에 비해 청계광장엔 보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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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추석절 농수산물 서울장터’에서 사람들이 전통떡메치기 체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은 직접 떡메를 치기도 했고 떡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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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대한민국종교문화축제’ 불교 부스에서 단청그리기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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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교 부스에 모인 사람들이 ‘투호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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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과 이어진 모전교 아래에서 ‘캐리커쳐 클럽’의 아티스트가 아이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캐리커쳐 클럽’은 ‘청계천 아티스트 1기’로 선발돼 2005년부터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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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7일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국민대회’가 있을 때 청계광장 옆에선 ‘세월호 특별법 반대 집회’가 열렸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아듀! 세월호’, ‘새민련 국회의원 김현, 前세월호유가족위원장 김병권, 前세월호유가족부위원장 김형기’가 쓰인 판에 물풍선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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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분수대에서 아이가 아버지 품에 안겨 잠들어 있다. 청계광장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수대에서 휴식을 취했다. 

청계광장 분수대에서 아이가 아버지 품에 안겨 잠들어 있다. 청계광장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수대에서 휴식을 취했다. 

축제·집회의 메카,서울광장

  지난 9월 서울광장에선 9개의 축제가 열렸다.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에서 월 평균 4~5건의 행사가 개최되는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의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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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서울 마을이야기’에서 민속춤 공연이 있었다. 시민들도 농악패의 장단에 맞춰 하나둘씩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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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 구석에 있던 옥상 텃밭. 옥상 텃밭 아

‘제3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 구석에 있던 옥상 텃밭. 옥상 텃밭 아래에 주거공간을 상징하는 토끼집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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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김제동 씨는 ‘2014 희망서울 정책박람회’에 강연자로 출연했다. 200여 명의 사람이 무대를 둘러쌌다. 김 씨는 서울 시장에게 “내가 재능 기를 때 보태준 거 있느냐”며 “예술인에게 재능 기부하라고 하지 마라”고 요청했다. 시민들은 이 말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축제만큼이나 집회도 많이 일어난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때는 청계광장이 촛불집회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이후엔 집회의 중심이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4대강 공사 중단(2010년·2011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복직(2012년)’,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 규탄(2013년)’ 집회 모두 서울광장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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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7일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선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 집회가 있기 바로 전엔 같은 장소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 WTO통보 중단!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2차 범국민대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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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 뒤편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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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노란 리본 기둥에 기대어 전단을 읽고 있다. 

한 시민이 노란 리본 기둥에 기대어 전단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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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지금 이 고생은 전혀 헛되지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지금 이 고생은 전혀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모두 함께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라고 발언했다. 이를 들은 유가족 다수는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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