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

결론적으로 안전상태 A등급 지난 3월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총협의회(총협의회)’는 학교에 500동 건물에 대한 정밀점검 시행을 요청했다.별도의 측정 장비 없이 육안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정기점검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비파괴 검사를 바탕으로 안정성 등급을 판단하는 정밀점검을 요청한 것이다.학교는 총협의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남경씨엔아이에 정밀점검을 요청했다.

결론적으로 안전상태 A등급

 지난 3월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총협의회(총협의회)’는 학교에 500동 건물에 대한 정밀점검 시행을 요청했다. 별도의 측정 장비 없이 육안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정기점검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비파괴 검사를 바탕으로 안정성 등급을 판단하는 정밀점검을 요청한 것이다. 학교는 총협의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남경씨엔아이에 정밀점검을 요청했다. 조사를 마친 자연대 측은 지난 8월 13일 자연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500동은 2003년 말에 착공해 2006년 완공된 약 8500㎡의 건물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건설된 500동의 특성을 고려해 정밀점검은 크게 비파괴시험 반발경도시험 탄산화시험 철근탐사시험 수평·수직변위측정 사용하중조사 외관조사로 이루어졌다. 가장 기본적인 점검인 비파괴시험은 설계도면과 실제 건물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판단하는 시험으로, 측정 결과 실제 500동 건물은 설계도면과 거의 흡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500동 건물 자체의 안정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시험인 철근탐사시험결과에선 배근(철근의 배치)이 도면대로 시공됐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용하중조사는 면적당 적재하중을 측정하여 안정성을 판단하는 시험인데, 500동은 최대 700kg/㎡ 내의 사용하중 값을 가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시험에서 500동 건물의 기자재 무게에 대한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는데 점검을 담당한 ㈜남경씨엔아이 측에서는 “하중의 최댓값을 가정하여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또한 500동의 외관조사결과는 B등급, 기울기 측정결과는 A등급으로 종합 안정성 평가 결과 A등급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안전상태는 A등급부터 보통수준 이하인 D등급, E등급까지 나눠지는데 A등급이라는 결과는 500동 건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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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서울대학교 500동에 눈에 보일 정도의 건물 균열이 발견되며 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연합뉴스

 ㈜남경씨엔아이 측에서는 500동에 발생한 화장실 타일 솟아오름 현상이나 천장에서 물이 새는 문제에 대해 “화장실 타일은 콘크리트 면에 방수처리를 하고 그 위에 타일을 붙이는 과정으로 이뤄지는데 500동의 경우 타일을 하나하나 까는 것이 아니라 (타일을 모아놓은) 판으로 깔다보니 (콘크리트면과 판) 사이로 물이 스며 타일이 솟구치는 것이다”며 “단순한 마감상의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남경씨엔아이 측은 “조사 결과 천장에서 물이 새는 이유는 배관상의 문제”라며 유의미한 구조적 문제와 관련이 없음을 피력했다. 남경씨엔아이 측은 “보수공사를 하면 이런 문제는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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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500동을 그린 지도에서 단위제곱미터당 빨간 부분이 300kg, 파란 부분이 500kg, 노란 부분이 700kg만큼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인 실험실의 하중이 단위제곱미터당 500kg임을 감안할 때, 500동은 적재하중상으로 안전하게 지어졌다고 판단된다. Ⓒ(주)남경씨엔아이

점검은 5월 설명회는 8월?

 조사결과와 별개로 자연대 측이 설명회 개최 시점을 일방적으로 정해 학생들과의 갈등을 일으켰다. 애초에 정밀 점검은 5월 말에 끝났지만 점검에 관한 공청회는 그보다 훨씬 뒤인 8월 13일에 열렸다. 부총학생회장 김예나(국문 10) 씨는 “초기 설명회는 자연대의 일방적으로 정한 날짜에 맞춰 열릴 예정이었다”며 “자연대 행정실은 500동 균열을 자연대 내부의 문제라고 인식해 타 단과대학 학생들의 개입을 꺼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총학생회는 자연대의 독단적인 결정에 반발해 설명회 당시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였다.

 건물 내 모든 중량 데이터를 합산해 무게를 조사하는 방법인 전수조사를 놓고도 자연대와 학생들 간에 마찰이 있었다. 자연대 학생회장 윤정현(지구환경과학 12) 씨는 “당시 기자재 무게조사가 제대로 안돼 전수조사를 통해 이를 검증할 것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자연대 측에서 행정적 낭비라며 전수조사를 생략했다”고 토로했다. 김예나 씨 또한 “지금 전수조사를 해놓지 않으면 추후에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며 전수조사를 통한 초기 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연대학장이 바뀐 이후로 학생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성근 자연대학장은 학생회 측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개최, 500동 기자재의 전수조사 등을 약속했다.

 

그림 3. 총학생회는 자연대의 일방적인 설명회 통보에 저항해 설명회 당일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였다. c김혜민기자.jpg
▲그림 3. 총학생회는 자연대의 일방적인 설명회 통보에 저항해 설명회 당일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였다. Ⓒ김혜민기자

그림 3. 총학생회는 자연대의 일방적인 설명회 통보에 저항해 설명회 당일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였다. Ⓒ김혜민기자

구조적 문제는 없지만 보수공사는 필요

 500동의 안전상태가 A등급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남경씨엔아이 측에서는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8월 13일에 끝나는 것으로 예정됐던 보수공사는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8월 13일 설명회에 참석했던 학생 A씨는 “이전에도 500동에 보수공사를 했는데 왜 다시 벽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냐”며 “보수공사를 해도 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남경씨엔아이 측에서는 “현재 문제는 보수공사를 안 한 다른 부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9월 23일 500동을 비롯해 83동 등 학내 건물의 안정성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다.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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